4주째 계속되고 있는 유엔 무기사찰활동이 대량파괴무기 증거를 밝혀내지 못한 가운데 사찰단은 16일 이라크 과학자들이 과거 핵폭탄을 제조했던 시설을 비롯해 6개시설을 사찰했다. 사찰단은 바그다드 외곽의 알-투아이타 인근 알-카카의 핵개발 의혹시설에서 이날 3일째 사찰활동을 벌였다. 이곳은 걸프전 종전이후 유엔사찰단에 의해 이라크의 핵프로그램이 폐기되기 전까지 핵폭탄의 최종 설계에 관여했던 시설로 황산공장과 폭발물 제조공장및 저장시설등이 들어서 있다. 사찰단은 이와 함께 자동차및 탄약등에 이르는 다양한 제품들을 생산하는 정부소유의 공장들이 들어선 하틴공업단지와 바그다드대학의 생명공학연구소, 바그다드의 중장비공장및 소형선박공장등을 방문해 사찰활동을 계속했다. 이런 가운데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한 연구실은 사찰단이 이라크에서 처음으로 보내온 샘플 20여개를 접수, 분석작업을 통해 이라크가 핵프로그램을 보유하고있는지 여부를 밝혀낼 것이라고 IAEA대변인이 밝혔다. 대변인은 샘플 예비 분석작업에는 2-3주가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으나 이 샘플들이 어느 지역에서 채취된 것인지, 또 이 샘플이 토양과 대기, 먼지나 물등인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샘플분석작업의 결과는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IAEA 사무총장이 유엔 안보리에 보고하는 내년 1월 17일 이전에 나올 것이며 오는 주말까지 20여개의 샘플이 추가로도착할 것이라고 이 대변인은 덧붙였다. 한편 이라크 외무부의 대변인은 사찰단이 무기개발에 참여한 이라크 과학자들의명단을 파악하기 위한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유엔 사찰단이 전날 바그다드에서 서쪽으로 100㎞ 떨어진 라마디에있는 한 유리.세라믹 공장 관계자를 만나 핵개발 프로그램 참가자를 가려내기 위한질문을 했다고 전했다. 그는 IAEA 사찰팀이 이 공장에 대한 감마선 조사를 실시하기에 앞서 공장장과기술자 등을 상대로 공장내에 연구 개발 부서가 있는지, 직원들 중 과거에 핵개발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이 있는지 등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고 설명했다. 유엔 사찰단은 통상적인 사찰활동을 통해서는 이라크의 대량파괴무기 개발 실태를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무기 개발 관계자들에 대한 심문에 기대를 걸고 있다. (바그다드.빈 AP.AFP=연합뉴스) yc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