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고리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16일국제 테러와 투쟁은 유엔 주도 아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며 특정 국가의 테러 조직에 대한 선제 공격 계획에 반대 입장을 천명했다. 필리핀 마닐라를 방문중인 이바노프 장관은 "국제 테러리스트에 대한 선제 공격은 더 많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이같이 밝혔다고 이타르-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일부에서는 테러 조직에 대한 선제 공격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우려하고 있다"면서 "국제 테러 근절을 위한 모든 활동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라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바노프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테러리스트들에 대한 사전 공격 가능성을 내비친 미국과 호주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바노프 장관은 그러나 이날 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과 만나 국제테러리즘 대처 노력을 포함한 모든 분야에서 양국관계를 발전시키기로 합의했다. 대통령궁은 성명을 통해 두 사람이 "국제테러리즘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에 관한 양국의 공동 노력을 처리할" 메카니즘을 마련하기로 의견을 같이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와 함께 앞서 블라스 오플레 필리핀 외무장관과도 회담을 갖고 국제 테러 근절과 양국간 경제 협력 확대를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했다. 양국 장관은 이라크 사태를 포함한 국제 문제와 쌍방간 교역 증진, 무역 역조시정, 러시아 석유 필리핀 수출 등 주요 현안을 논의해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관리들이 전했다. 두 장관은 또 이라크에 대한 특정 국가의 일방적 공격에 반대하는 양국의 기존입장도 재확인했다고 관리들은 말했다. 이바노프 장관은 17일 일본을 거쳐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한편 이바노프 장관은 이라크 정부가 러시아 최대 정유사 루크오일과의 37억달러 짜리 이라크 유전 개발 계약을 일방 취소한 것에 유감을 표시하며 재고를 요청했다고 러시아 언론이 전했다. 그는 "이라크 정부가 일방적 계약 파기를 철회하고, 서로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있는 방안 모색을 위한 대화에 나서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라크 석유부는 앞서 15일 루크오일이 이라크 남부 서(西) 쿠르나-2 지구 유전개발 계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며 계약 파기를 선언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joo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