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내 의혹시설을 조사하고 있는 유엔 무기사찰단은 지난 주말부터 하루 10곳이 넘는 시설을 불시 방문하는 동시에 이번 주중 정찰기.헬기 등 장비와 인력을 대폭 보강, 고강도 사찰에 나서기로 했다. 이라크 반체제 단체 대표들은 15일 런던에 집결, 사담 후세인 대통령과 핵심 관료들을 재판에 회부하는 것을 골자로 한 `포스트 후세인' 과도체제 이행방안에 개략적으로 합의했다. 미국과 영국 동맹군 전투기는 14-15일 이라크 비행금지 구역내 군사시설을 연이틀 폭격했으며, 이라크는 미국이 `선전포고없는 전쟁'을 시작했다고 유엔에 강력 항의했다. ◇고강도 사찰= 전체 인원이 105명으로 확충된 사찰단은 14일 11곳, 15일 10곳을 불시에 사찰했다. 이는 지난달 27일 사찰 개시 이후 최고조로 강화된 활동이다. 유엔 감시.검증.사찰위원회(UNMOVIC) 소속 사찰팀은 바그다드 인근 세균폭탄 생산시설로 알려진 나스르 국영공장, 미 중앙정보국(CIA)에 의해 핵무기 및 미사일 제조시설로 지목된 알-무타심 공장 등을 잇따라 사찰했다. 그러나 관례대로 구체적인사찰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장비도 곧 대폭 보강된다. 독일 국방부는 유엔이 사찰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루나 무인정찰기를 제공해 달라고 요청해 왔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국방부 관리는 이번 주중 정찰기와 가동 인력이 제공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벨 212 헬기 1대와 육상 수송장비 등이 이달 중 현지에 도착할 예정이라고우에키 히로 유엔 대변인은 전했다. 사찰단은 이라크 측이 무기 개발에 관련된 과학자 명단을 제출하는대로 조만간직접 조사에 들어가기로 했다. ◇반체제 단체 회합= 이라크 국민회의(INC)와 쿠르드 애국연맹(PUK) 등 50여개이라크 반체제 단체 대표 300여명이 지난 주말 미국의 지원 아래 런던에 모였다. 반체제 단체들은 이틀 간 회의를 통해 결집된 합의사항을 16일 중 공표할 예정이다. 이들은 우선 후세인 체제 붕괴 이후 관련자 처리 방안에 합의했다. 후세인과 장남 우다이, 막내아들 쿠사이, 2인자 이브라힘 알-두리, 타하 야신 라마단 부총리 등49명의 핵심관료를 재판에 회부하기로 하는 한편 나머지 관리들에 대해서는 대 사면령을 내려 국민화합을 도모하기로 했다. 그러나 정권 붕괴 이후 초래될 혼란을 극복할 체제 안정방안과 권력분점안에 대해서는 모든 반체제 정파를 포괄하는 거국위원회를 구성해 세부 실천방안을 마련해나간다는 원칙에만 합의했다. ◇미-영 폭격과 이라크 대응= 미-영 동맹군 전투기들은 15일 남부 비행금지 구역의 대공포 기지와 이동식 레이더 기지 등 군사시설 2곳을 정밀유도폭탄으로 폭격했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바그다드 남쪽 165㎞ 지점의 나시리야와 동남부 바스라 인근을 공습했다고 밝혔다. 나지 사브리 이라크 외무장관은 미국과 영국이 선전포고없는 전쟁을 시작했다며유엔이 즉각 행동에 나설 것을 요구하는 서한을 유엔본부에 보냈다. 타리크 아지즈 이라크 부총리는 15일 폭스 뉴스와의 회견에서 미국은 틀림없이전쟁을 시작하겠지만 개전은 곧바로 중동 전체의 불안을 야기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이라크를 방문 중인 미국의 영화배우 겸 감독 숀 펜은 이날 현지회견을 통해 "전쟁이 발발한다면 미국인과 이라크인의 똑같은 피가 우리 손에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숀 펜은 전날 아지즈 부총리와 만나 미국의 군사행동에 대한 반대의사를표시했다. (바그다드.런던.워싱턴 AP.AFP.dpa=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