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도시 가운데 하나이자 가장 거대한대중교통 수송체계를 갖춘 뉴욕시의 지하철ㆍ버스 노동자들의 파업에 임박해 도시전체가 초비상 상태에 들어갔다. 뉴욕시 지하철과 버스 노동자 3만4천명으로 구성된 운송노조(TWU) 로컬100지부는 사용자측과 새 단체협약에 합의하지 못하면 기존 단체협약이 종료하는 16일 오전0시(한국시간 오후 2시) 직후 전면 파업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노조와 사용자인 메트로폴리탄교통공사(MTA)는 14일 밤샘 협상을 벌인데 이어 15일에도 뉴욕 시내 호텔에서 협상을 계속했지만 임금 인상폭 등 핵심 쟁점에 관해이견의 폭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TWU 로컬 100지부의 에드 워트 사무국장은 협상 과정을 설명하면서 "우리는 약간의 진전을 이뤄냈지만 경제적인 문제에 관해 아직도 현격한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앞으로 3년간 매년 6%의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심각한 재정난을타개하기 위해 요금인상을 추진중인 MTA는 첫해 임금은 동결하고 그 후에는 생산성향상분과 연계해 임금인상폭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지난 13일 법원은 뉴욕시의 신청을 받아들여 파업금지 가처분 결정을 내렸으며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은 노조측에 거듭 파업 자제를 촉구하면서 실제로 파업에들어갈 경우 거액의 벌금을 부과하는 등 의법조치하겠다고 경고했다. 블룸버그 시장은 15일에도 라디오 연설을 통해 "대중교통 파업은 뉴욕시에 엄청난 피해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지적하고 "노조는 자체 이익만 염두에 두지 말고 뉴욕 시민 전체의 이익을 고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협상에 참여하는 노조 간부들은 개인적으로는 파업 돌입을 연기한 채 16일까지협상을 계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고 있으나 워트 사무국장은 16일 `오전0시1분'으로 결정된 파업 돌입 시한의 연장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하루 720만명이 이용하는 뉴욕 지하철과 버스가 파업으로 운행이 중단된다면 뉴욕시민과 주변지역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는 것은 물론 9.11 테러와 월가의 침체로경기가 부진한 가운데 막대한 재정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뉴욕시는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입게 된다고 시 관계자들은 지적했다. 블룸버그 시장은 지하철ㆍ버스 파업이 현실화하면 경찰의 초과근무 수당 지급과기업 손실, 세수의 감소 등으로 뉴욕시가 하루 3억5천만달러의 손실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시는 파업에 대비해 도심으로 통하는 주요 진입로에는 4명 이상 승차한 차량에 한해 통과를 허용키로 하는 등 비상대책을 마련해 두고 있다. 뉴욕시는 또 파업이 발생하면 시민들이 자전거를 적극 이용해줄 것을 당부했으며 평소 지하철을 이용해 출퇴근하는 블룸버그 시장도 산악용 자건거 한대를 구입했다. 뉴욕 주민들은 지난 80년 11일간의 파업 이래 22년만에 재연할 지도 모르는 대중교통 파업사태에 대비해 미리 크리스마스 선물과 생필품을 사두기 위해 주말 쇼핑에 나서고 있다. 기업들도 회사 인근에 직원들이 투숙할 수 있도록 호텔 방을 잡아두는가하면 전세버스를 계약하는 등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피해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