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라크 공격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핵시설 재가동을 천명하고 이란이 비밀리에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이들 3국에 대한 미국의 대응이 주목되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월 연두 국정연설에서 북한, 이라크,이란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고 이들의 대량파괴무기 개발과 확산이 미국의 안보에 위협이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은 이라크전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과 이란 문제도 불거져 나와 동시에 3개의 전선을 맞이하고 있다. 북한은 핵무기 개발 사실을 시인한 데 이어 북한에 대한 미국의 중유제공이 중단되자 핵시설 동결을 해제하고 즉각적인 재가동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혀 북-미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또한 스커드 미사일을 실은 북한 화물선이 스페인 및 미군 당국에 나포되는 사건으로 북한의 미사일 수출도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정보기관은 이란이 지하 핵시설에서 핵물질을 생산하는 등 핵개발 프로그램을 진행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애리 플라이셔 백안관 대변인은 북한과 이라크의 대량파괴무기 개발 실태가 드러남에 따라 부시 대통령이 이들 국가를 `악의 축'으로 규정한 의미가 더욱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미국은 최근 발표된 대량파괴무기에 대항하는 국가안보 정책 보고서에서 이들 위협에 대해 핵무기를 포함, 압도적인 무력으로 제압한다는 원칙을 천명했다. 그러나 미국은 `악의 축'으로 지목된 3개국에 대해 상이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미국은 이라크에 대해서는 군사행동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지만 북한에 대해서는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계속 시도하고 있다. 이란에 대해서도 조심스러운 태도를견지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모든 문제에 대해 군사적 대응이 요구되는 것은 아니다. 외교적 압박과 동맹국과의 협력을 통한 평화적 해결책도 있다. 바로 그것이 우리가 한반도에서 사용하고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이라크의 핵개발에 대해서 우려를 표명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대응 방법은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이는 이라크전 발발시 미국은 이란의 도움, 혹은 적어도 중립적 태도가 필요하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songb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