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이라크 사태에 대해 비록 `전쟁승인'이 될지라도유엔의 결정을 따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베이징(北京)과 홍콩의 외교분석가들이10일 전망했다. 자오쯔양(趙紫陽) 전 총서기의 측근 출신인 우궈광(吳國光) 홍콩 중문(中文) 대학 정치행정학 교수는 "중국의 입장은 다른 나라들, 특히 같은 유엔 안보리 상임 이사국들의 결정에 의존하게 될 것"이라며 "러시아의 입장이 누그러지고 프랑스가 점점 태도를 바꾸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베이징대학 국제관계학부의 주펑 박사는 "이라크가 유엔 결의를 준수하지 못했다는 전제 하에서 미국이 일방적으로 군사행동을 취한다면 중국이 그다지 심하게 반대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이라크 사태의 외교적 해결을 일관된 공식 입장으로 견지해왔다. 지금까지는 유엔이 무기 사찰단을 파견하고 대량살상무기 실태 보고서를 제출토록 하는 등 사태 해결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의 입장이 국제사회에서 딜레마에 빠질 일은 거의 없었다고 분석가들은 진단했다. 류젠차오(劉建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이라크의 보고서 제출이 향후무난한 사찰 진전에 도움을 주기를 희망한다. 특히 이라크와 사찰단이 협력의 전기를 맞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중국 정부는 일본, 한국을 차례로 거쳐 11일 베이징을 방문하는 리처드아미티지 미 국무부 부장관과의 협의에서도 이라크 사태에 대해 이같은 기존 입장을고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향후 이라크의 결의 위반으로 유엔이 군사행동을 포함한 강력한 새 결의안을 마련해야 하는 시점이 도래하면 중국이 결국 `선택의 갈림길'에 놓일 수 밖에없다고 분석가들은 내다봤다. 이럴 경우 중국은 최종적으로 `매파'의 편에 서게 될 것으로 점쳐진다. 현실적으로 국제사회의 행동 보조에서 `나홀로' 떨어져 나가는 것을 감내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미국이 이라크에 일방적인 공격을 개시하고 나면 중국은 미국의 그 다음 타깃에대해 속으로 깊은 우려를 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이라크 전쟁 승리후 다음목표로 북한을 겨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주펑 박사는 "중국은 미국의 대북 움직임에 우려를 표시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미국이 북한에 이라크와 같은 적대적 자세를 취하거나 북한 체제의 붕괴를 노리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의 궁극적인 우려는 `세계 경찰' 미국이 국제사회에서 자국의 위치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집중돼 있다. 우궈광 교수는 "중국은 미국의 시각에서 북한이 눈앞에 닥친 문제이고 장기적인문제는 바로 자국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 AFP=연합뉴스)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