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학생들의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 개혁파 의원이 8일 의회에서 비선출직 관료의 권력 장악을 저지하기 위한 국민투표를 요구하자 강경파 의원들이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다. 이란 최대 개혁파 정당인 이슬람애국전선 소속의 라이아발리 마즈루에이 의원은국영 테헤란 라디오 방송의 생중계 속에 열린 회의에서 사법부나 경찰과 같은 비선출 기관의 권력 장악을 저지하기 위한 국민투표를 요구하면서 "국민투표를 실시해국민이 그들의 운명을 결정하도록 하자"고 주장했다. 마즈루에이 의원이 국민투표 요구 연설을 하자 개혁파 의원들은 박수갈채를 보냈으나 강경 보수파 의원 약 10명은 마르루에이 의원을 비난하면서 퇴장했다. 강경파인 모하마드 모하마디 의원은 마즈루에이 의원을 향해 "당신은 바보다"고소리쳤으며 바흐만 아크하반 의원은 "위선자"라고 비난했다. 권력에 집착하는 강경파와 사법부, 경찰 등 비선출 기관들은 이란에서 인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개혁파인 모하마드 하타미 대통령이 추진하는 개혁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특히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마네이의 엄격한 이슬람 통치를 지지하는 강경파 의원들은 국민투표 요구가 미국을 비롯 이란 적대국들의 사주를 받고 있는 것으로 믿고 있다. 그러나 개혁파들은 국민투표가 국민의 헌법적 권리라고 주장하고 있다. 8일에도2천여명의 대학생들은 "독재를 처단하라"고 외치면서 한 개혁파 교수에게 내려진 사형선고를 비난했다. 이란 주지사실의 보안담당 관리인 알리 타알라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테헤란대학교 밖에서 7일 벌어진 가두시위 뒤 약 200명의 학생들이 체포됐으며 8일 대부분이석방됐으나 약 30명은 사법당국에 넘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테헤란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