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일의 권위지로 자부하는 뉴욕 타임스가사설의 논조와 다른 기자의 칼럼 두건의 개제를 보류키로 결정했다 편집국 안팎의반발이 거세지자 뒤늦게 지면에 반영했다. 타임스는 8일자 스포츠면에 "2주전 보류됐던 칼럼 두건을 집필한 기자의 동의하에 수정해 게재한다"는 편집자 설명과 함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 클럽의 여성 회원 가입 허용 문제에 관한 자사 스포츠 칼럼니스트 2명의 칼럼을 나란히 게재했다. 이 가운데 데이브 앤더슨 기자의 칼럼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오거스타내셔널의 정책에 항의해 이 클럽이 주최하는 마스터스 골프 대회에 불참토록 압력을가하지 말고 그가 골프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하자는 내용이다. 하비 애러튼 기자가쓴 다른 칼럼은 스포츠계에서 성평등을 구현하기 위해 오거스타 내셔널 클럽 문제이외에 더 시급한 현안이 많다고 지적했다. 두 칼럼은 오거스타 내셔널 클럽의 "시대착오적"인 여성 거부정책에 맞서기 위해 우즈의 마스터스 거부 등 가능한 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고 촉구한 지난달18일자 신문의 사설과는 배치되는 내용이다. 앞서 뉴욕 타임스는 7일자 신문에서 이례적으로 두건의 칼럼이 보류된 경위와 수정을 거쳐 다시 게재되기까지 걸친 사정을설명하는 기사를 실었다. 이 기사는 "하월 레인스 편집국장이 편집진에 의해 거부됐던 두 칼럼을 내일(8일) 게재키로 결정했다"면서 "사설 논조와 다른 앤더슨 기자의 칼럼은 불필요하게내부 이견을 드러낼 우려가 있어서, 애러튼 기자의 칼럼은 전체적인 구조와 어조에문제가 있어 각각 게재 보류했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에 인용된 레인스 편집국장은 "우리는 두 기자를 불러 칼럼을 다시 써줄것을 요구했고 각 칼럼의 주제와 제시된 의견이 문제가 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납득한 이들은 칼럼을 수정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 기사는 또 "이 사건은 뉴욕 타임스가 자사 기자의 칼럼이 채택한 관점을 문제삼아 게재를 거부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면서 "이는 타임스의 이미지에 매우 큰 타격이 될 것"이라는 언론비평가의 논평을 인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당사자의 하나인 앤더슨 기자는 2주전 스포츠 칼럼의 보류사실을 폭로하는 기사를 게재했던 뉴욕 데일리 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편집진이 실수를 깨닫고 그것을 고칠 정도로 도량이 크고 훌륭하다는 사실이 기쁠 뿐"이라면서 "이는 편집진은물론 신문도 더 좋아 보이도록 만들었다"고 만족을 표시했다. 뉴욕 데일리 뉴스 뿐만 아니라 뉴스 위크도 뉴욕 타임스가 레인스 국장의 취임이후 특정 현안을 한 방향으로 몰아가는 편집태도로 안팎의 불만을 사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오거스타 내셔널 문제에 관한 일련의 보도를 사례로 든 바 있다. 그러나 신문사 편집국 내부에서는 항상 있게 마련인 이러한 내부 논쟁을 다른매체들이 잇따라 지적하고 나선 것은 뉴욕 타임스의 영향력을 반증하는 것이며 타임스는 안팎의 불만을 수렴해 뒤늦게나마 보류된 칼럼을 게재함으로써 편집진의 열려있는 자세를 입증해보였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