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가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7일 중 제출할 대량살상무기 실태 보고서에 그동안 사찰단이 의문을 품어온 핵심의혹에 대한 완벽한 해명이 포함돼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엔 사찰.검증.감시위원회(UNMOVIC)는 1만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양의 보고서에 이같은 의혹을 조목조목 풀어줄 `도로지도(roadmap)'가 포함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어윈 뷰캐넌 UNMOVIC 대변인은 "사찰팀이 일정기간 의문을 품어온 문제들이 있다. 이번 보고서에서 이 문제들을 다뤄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지난 1998년 사찰이 중단되기 전까지 유엔 사찰단을 이끌었던 리처드 버틀러 전단장은 이라크 무기개발 프로그램의 전체적인 조감도를 볼 수 있는 문건이 있는 것으로 확신했지만 이라크측이 제출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버틀러 단장은 생물무기류의 개발 명세를 담은 이 문건을 한때 `블랙홀'로 표현하기도 했다. 전.현직 사찰단원들의 증언과 관측을 종합해볼 때 이라크가 해소해야 할 핵심의혹은 ▲얼마나 많은 양의 탄저균을 양산했는지와 이라크가 그들의 주장대로 이를 완전히 폐기했는지 ▲겨자가스를 채워 발사할 수 있는 대공포탄 550발은 어디로 갔는지 ▲장거리 미사일 50기를 폐기했다면 그 잔해는 왜 남아있지 않은지 등이다. 이라크로선 이런 의혹을 해소하지 못할 경우 유엔 결의에 대한 `중대한 위반(material breach)'이라는 지적을 받음과 동시에 미국이 주도하는 군사행동에 직면하게될 공산이 크다. 버틀러 전 단장이 이라크의 무장해제에 관해 작성한 280페이지 짜리 보고서에 따르면 이라크가 생산한 주요 생물무기류에는 치명적인 식중독균인 보툴리누스균을 비롯해 탄저균과 리신(피마자 성분), 괴저가스(생체부식 유발), 아플라톡신(발암물질), 로터바이러스(설사.위장염 유발), 출혈열 바이러스(시각장애 야기) 등이 있다. 버틀러 전 단장은 VX 신경가스도 상당량 생산됐으며 나중에 어떻게 처리됐는지 행방이 묘연한 상태라고 말했다. 특히 사찰팀은 이라크가 자진 공개한 것보다 실제로는 3배나 많은 탄저균과 16배 분량의 괴저가스를 보유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 99년 안보리에 이라크 무장해제와 관련된 내용을 권고한 한 패널은 이라크생물무기 프로그램의 합리적 이해를 위해서는 공개된 분량과 실제 보유량의 격차를 채울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패널이 제기한 의혹은 화학.생물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R-400 공중투하 폭탄400발의 행방과 91년 걸프전 종전 직후 분실했다고 주장한 겨자가스 대공포탄 550발의 폐기여부, VX 신경가스의 군사적 사용계획 등이다. 또 자체적으로 개발한 미사일7기와 그 연료에 대해서도 해명해야 한다. 아울러 또다른 핵심의혹은 이라크가 핵무기 개발을 위해 수천파운드의 우라늄을 입수했다는 점이다. 사찰단은 과거 사찰에서 핵개발과 관련된 문건 수천건을 압수했지만 이라크의 비밀 핵무기 개발에 대한 외부원조 내역 등을 담은 문건이 남아 있을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엔본부 AP=연합뉴스)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