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3일 유엔 사찰단에 대한 이라크의 협조 평가를 무시하면서 "근본적인 문제"는 이라크가 미국 주도의 군사행동을 피하기 위해 무장해제에 나서는 것이라고 재차경고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루이지애나주(州) 상공업중심지 슈리브포트에서 5천명의 공화당원들이 모인 가운데 행한 연설에서 "사찰단원들이 이슈가 아니다"면서 "관건은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자신이 할 것이라고 밝힌 것처럼 무장을 해제할 것인지 아닌지의 여부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우리는 이라크 내부에서 숨바꼭질을 하는 것에 관심이 있지 않다"면서 "유일한 문제는...이 사람(후세인 대통령)이 무장을 해제할 것인가 하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선택은 그의 것이며, 그가 무장해제하지 않으면, 미국은 그를 무장해제하기 위해 연합군을 이끌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전날에도 부시 대통령이 지금까지 사찰과정에서 나타난 이라크의 모습에 대해 "고무적이지 못하다"고 평가한 것과 관련, 이는 현재 진행중인 사찰만을 두고 언급한 것이 아니라 "후세인 대통령의 과거행위를 포함해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무기사찰 맥락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도 이날 이라크가 아직도 대량파괴무기를 개발하고 있는것으로 믿고 있다면서, 후세인이 협력을 거부하면 무력으로 무장해제를 당할 수밖에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블레어 총리는 BBC 뉴스온라인과 월드서비스의 대화식 특별 프로그램에 참여해시청자들의 질문에 답하면서 이같이 말하고 유엔을 통한 접근방식이 상황을 해결하는 방안이 돼야지 회피하는 방안이 돼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과 한스 블릭스 유엔 무기사찰단장은 무기사찰단에 대한 이라크의 협조가 지금까지는 잘 돼가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아난 총장은 이날 이라크에 대한 무기사찰과 관련, 유엔 무기사찰단이 유엔이부여한 권한을 이용해 이라크 대통령궁에 대해 사찰을 실시했다면서 이라크가 지금까지 유엔 무기사찰단에 제대로 협조했다고 말했다. 한편 유엔 무기사찰단은 처음으로 이라크 대통령궁 사찰에 나서는 등 사찰 활동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무기사찰단은 이날 오전 바그다드 서쪽에 위치한 티그리스 강 주변에 있는 대통령궁인 알-시즈다와 알-세주드 궁에 대해 사찰을 벌였다. 2시간여동안 사찰을 벌인후 한 사찰단 관계자는 "우리는 대통령궁의 모든 방은 물론 궁내 구석구석을 모두살펴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이라크는 당초 유엔이 정한 공개시한보다 하루 앞서 오는 7일 무기실태 보고서를 유엔에 제출할 것이라고 이날 밝혔다. 무기사찰단의 이라크측 파트너인 국가사찰위원회의 호삼 모하마드 아민 위원장은 이날 이라크에서 활동중인 유엔 감시.검증.사찰위원회(UNMOVIC)와 국제원자력기구(IAEA) 소속 사찰단을 통해 무기실태 보고서를 이들 기구의 본부로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폴 월포위츠 미국 국방부 부장관은 이날 CNN방송과의 회견에서 유엔이 이라크에 오는 8일까지 제출토록 요구한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 보유 실태 보고서는 "중대한 시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알폰소 발디비에소 의장은 이라크가 제출할 실태 보고서와 관련, "원칙적으로 공적인 문서"라며 보고서를 발표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슈리브포트.런던 AP.AFP=연합뉴스)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