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가 핵무기를 제조하는 데 필요한 알루미늄 튜브를입수하려고 수차례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CNN이 2일 보도했다. 이라크는 그러나 유엔 무기사찰단에 처음 이 사실을 시인하면서 알루미늄 튜브를 수입하려한 목적이 핵무기가 아니라 재래식 로켓을 제조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 공방이 예상된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이는 부시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제기해온 의혹"이라며 "이라크는 그들의 주장처럼 재래식 무기를 생산하려던 것이 아니라 핵무기제조를 시도한 것"이라고 공격했다. 알루미늄 튜브는 핵무기 제조를 위한 우라늄 원심분리 공정에 반드시 필요한 핵심재료로, 미국은 그동안 이라크가 이를 수중에 넣기 위해 온갖 시도를 다해 왔다고의혹을 제기했다. 플라이셔 대변인은 "일면에는 이라크가 스스로 행한 일을 시인했다는 의미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재래식 무기 운운하는 것은 그들의 주장이 여전히 거짓임을 반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CNN은 무기 사찰 재개를 위해 이라크 정부와 접촉한 한 유엔 고위 관리의말을 인용, 이라크 관리들이 알루미늄 튜브를 수입하기 위해 6차례나 시도했으나 결국 실패했다는 사실을 시인했다고 보도했다. 이라크가 오는 8일 대량살상무기 보유현황 공개 시한을 앞두고 유엔에 알루미늄튜브 입수 기도 사실을 시인함으로써 향후 사찰 과정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이라크가 이 사실을 밝힌 것은 유엔의 경제제재를 위반했음을 사실상 시인한 것과 다름없다. 미 중앙정보국(CIA) 전직 분석가 켄 폴락은 이와 관련, "이라크가 유엔 제재를위반했다고 실토한 것은 핵무기나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하는 것보다 훨씬 가벼운 위반 행위라는 인식이 작용한 것 같다"며 "비교적 심하지 않은 위반 행위를 먼저 털어놓음으로써 유죄청원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분석했다. 이라크에 대한 유엔 제재는 이라크 정부가 무기를 제조하는데 사용되는 모든 물질을 수입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그러한 시도를 한 것 자체가 제재안을 위반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