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은 걸프지역의 소국인 카타르에서 장차 이라크와의 전쟁이 발생할 경우 주 사령부로 쓰이게 될 지휘 센터를 구축 중이라고 뉴욕 타임스가 30일 보도했다. 타임스는 미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카타르의 아스 사일리야 미군 기지에서 진행되고 있는 작업은 공식적으로는 12월 실시되는 미군의 훈련을 위한 것이지만 이훈련에서 미군이 연습하게 될 지휘통제 절차는 이라크와의 전쟁에서도 그대로 적용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이외 지역에서 이와 같은 종류의 모의 전쟁 훈련이 실시되는 것은 이번이처음이라고 이 신문은 설명했다. 토미 프랭크스 미 중부군 사령관은 이 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1주일 뒤쯤 카타르에 도착할 예정이며 중부군 사령부의 요원 750여명도 함께 파견될 예정이다. 서방 외교관들에 따르면 미국은 카타르에 대해 이라크전을 이곳에서 치를 수 있을 지에 대해 공식 문의하지는 않았으며 카타르는 다른 걸프지역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할 때 아랍권이 보일 반응에 대해 우려하면서 되도록이면분쟁을 피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카타르는 이웃한 사우디아라비아에 비해서는 미국에 협조적인 자세를 보여 왔고 이 지역 미군들을 유치하기 위해 알 우데이드 공군기지를 건설하는 데 10억달러 이상을 들였다. 1억달러가 넘는 공사비가 투입돼 2000년 8월 완공된 아스 사일리야 미군기지는 약 100만㎡ 넓이로 수백대의 M1 탱크와 브래들리 전차 등 장갑차량들을 보관하는 전천후 창고를 갖추고 있다. 이 기지에 보관중인 무기들은 중무장 육군 여단을 무장하기에 충분한 규모다. 아스 사일리야 기지는 또 상주 미군 300여명의 주거시설과 지역민들을 위한 시설까지 갖추고 있다. 이 기지에 보관돼 있던 장갑차량 등의 무기들은 은밀히 쿠웨이트로 이동돼 왔으며 미국 국방부는 이러한 무기의 이동이 훈련의 일부라고 설명했으나 실제로는 전쟁준비의 일환으로 관측되고 있다. 미군은 아스 사일리야 기지의 장비 이동과 함께 프랭크스 장관과 참모들이 도착해 훈련을 실시할 때 사용하게 될 통신 장비들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서방 관리들은 카타르가 오랫동안 미 중부군 사령부를 이곳에 설치할 것을 제안해 왔고 이번 훈련은 이를 위한 첫단계 작업이라고 전했다. 미군이 카타르에서 실시하는 훈련은 이 지역에서 가상적과의 전투를 가정하는 모의전쟁이기는 하지만 병력전개는 하지 않는 이른바 `지휘소 훈련'이다. 90년 7월 노먼 슈워츠코프 당시 중부군 사령관은 이라크가 사우디아라비아를 공격한다는 가정아래 이와같은 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뉴욕 타임스는 미군 지휘관들이 이번 훈련에 적용될 비밀 시나리오의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고 있지만 훈련 과정에서 이라크와의 전쟁시 사용될 지휘통제 절차를 시험할 수 있게 될 것임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