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무기사찰단이 30일 `민감 장소'를 비롯한이라크의 핵 의혹시설에 대한 사흘째 사찰활동을 벌인 가운데 국제원자력기구(IAEA)사찰팀이 일부 시설에 자신들의 방문을 사전 통고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우에키 히로 유엔 사찰단 대변인은 이날 사찰활동을 설명하는 언론 브리핑 자리에서는 사전 통고 사실을 부인했으나 곧바로 가진 AFP통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를 시인했다. 이는 사전통고없이 불시사찰을 실시한다는 사찰활동의 기본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어서, 사찰단의 입지를 좁히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미국은 사찰단이 지나치게 유화적인 태도를 보여 이라크가 대량 살상무기를 은닉할 소지를 제공하고 있다고 비난해 왔다. 우에키 대변인은 이날 AFP통신과의 회견 내용이 문제가 되자 성명을 발표, 순수한 업무협조를 위한 사전 통고였다고 해명했다. 그는 "IAEA 사찰팀이 오늘 방문한 움 알-마아릭 회사에 IAEA 기술자 2명이 감시용 비디오의 상태를 점검할 것이라는 내용을 사전통고했다"고 밝혔다. 그는 "IAEA 사찰팀은 또 알-카 카아 회사에도 지난 28일 오후 공기 채취기 철거및 신설 작업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을 바란다고 요청했다"면서 "감시장비교체작업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때로 이같은 형태의 사전 통고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에키 대변인은 "이러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누차 강조했듯이 사찰팀이 이라크측에 사전 통고를 하는 일은 없다"면서 "이번 두건의 경우에만 사전 통고가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이날 사찰이 진행된 움 알 마아릭은 바그다드 남쪽 15㎞ 떨어진 알-유시피야 지역에 입지한 방산업체로, 유엔 사찰단이 이라크에서 철수하기 이전에는 집중적인 감시 대상이었다. 스쿠드 미사일을 개조한 알-후세인 미사일이 바로 이 곳에서 생산됐으며, 지난1998년 미국과 영국의 대대적인 공습을 받은 뒤 재건됐다. 사찰단은 움 알 마아릭 인근에 위치한 알-밀라드 공장과 알-퓨라트 단지에 대해서도 사찰을 실시했다. 사찰단은 특히 지난 27일 이라크 사찰을 재개한 이후 처음으로 이라크가 `민감한 장소'로 규정한 발라드 군기지를 불시에 방문, 사찰을 벌였다. 바그다드 북쪽 80㎞ 지점에 위치한 발라드 기지에는 생화학 무기 공격에 대비한 화생방전 부대가 주둔하고 있다. 우에키 대변인은 "특별 사찰팀이 사전 예고없이 발라드에 도착, 곧바로 들어가 사찰 계획에 따른 모든 활동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한편 사찰단은 이날 헬기 1대를 조립상태로 바그다드로 공수, 2일 시험비행을 거쳐 사찰활동에 투입하기로 했다. 사찰단은 앞으로 헬기 몇대를 추가로 투입, 바그다드 이외의 지역으로 사찰 범위를 넓혀가는 한편 사찰 장소에 대한 공중 정찰에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바그다드 AFP.AP.dpa=연합뉴스) ju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