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도시인 뉴욕에서 매일밤 임시 숙소나 길거리, 또는 지하철역이나 성당 계단에서 잠자는 무주택자들이 기록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나 이에 대한 손쉬운 가시적 해결책은 전무한 상태다. 경제침체로 무주택자 수효가 미국 전역에 걸쳐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9.11 대미 테러 여파에 시달리고있는 뉴욕에서는 상황이 매우 나쁘다. 요즘 뉴욕 시내 노숙자 임시숙소에서 매일 잠자는 사람들은 평균 3만7천여명에 이르고 있다. 이는 이 도시 역사상 최고기록이다. 시 통계에 따르면, 지난 1998년에는 이들의 숫자가 평균 약 2만1천명이었다. 이들 가운데 특히 무주택 가족들은 98년초의 4천429명에서 올해 10월에는 8천925명으로 거의 2배나 늘어났다. 게다가, 상당수의 노숙자들이 집계되지않고 있는 실정이다. 한 노숙자는 "사정이 점점 악화되고있다. 모든 임시숙소들이 만원이다. 과거 어느 때보다도 어렵다"고 말했다. ‘전국 무주택 해소 연대’의 낸 로만 회장은 경제침체에다 집세 상승이 전국에 걸쳐 무주택자들의 증가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무주택자 숫자가전국적으로 1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계하고 있다. 뉴욕에서는 경제침체, 집세상승에 9.11 테러사건 처리까지 가세함에 따라 무주택자들의 사정이 예상외로 심각하게 악화됐다. 군경의 테러방지 순찰 강화로 종래 무주택자들이 애용했던 터널, 다리밑, 시내 골목 등과 같은 후미진 곳들이 더이상 이용할 수 없게된 것이다. 뉴욕시 무주택담당관 린다 깁스는 "무주택자들이 종래 피신처로 삼았던 장소들이 봉쇄되기 시작했다. 이로써 무주택자들의 선택의 폭이 좁아지면서 이들을 한데로더욱 내모는 상황이 빚어지게됐다"고 설명했다. 뉴욕시는 충분한 임시 숙박공간의 확보와 영구적 주거시설 입주를 목표로 지난6월 마련된 무주택 해소 전략에 희망을 걸고있다. (뉴욕 AP=연합뉴스) hc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