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최대 은행 UBS의 한 직원이 10년에걸쳐 거액의 자금을 횡령하고 이중 일부를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국내프로 축구팀을지원하는데 사용해온 것이 뒤늦게 발각돼 쇠고랑 신세를 지게 됐다고 현지 언론이전했다. 스위스 북부 생 갈렌 소재 UBS 지점에 근무하고 있는 안드레아스 하펜(40)은 90년대초부터 가명계좌와 투자펀드를 개설하는 방식으로 지난 14일 당국에 체포되기까지 모두 4천800만 프랑(3천200만 달러)을 빼돌렸다는 것이다. 하펜은 초기에는 횡령자금을 개인 부채탕감하는데 사용했으나 4년전부터 기부금과 스폰서 형식을 빌어 자신의 축구팀 `FC 빌'을 집중적으로 지원했으며 축구팀 발전기금으로 투입된 자금만 1천만 프랑에 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하펜의 적극적인 지원이 효력을 발휘한 탓인지 그동안 지지부진한 성적을 보였던 `FC 빌'은 최근 국내리그에서 일약 3위로 도약했다. UBS측은 횡령자금 환수를 위해 `FC 빌' 축구팀을 상대로 법적 소송을 제기할 것인지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으나 임시 회장을 맡아 구단을 운영하고 있는 하인리히 호프만은 "봉급과 구단 운영에 모두 사용했기 때문에 한푼도 남은 것이 없다"고 `환불불능' 상태임을 강변했다. (제네바=연합뉴스) 오재석 특파원 oj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