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와 벌이는 전쟁 비용이 최악의 경우 지금까지 나온 최대 추산치 1천억-2천억 달러를 훨씬 초과하는 1조6천억달러에 달할 수도 있다고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29일자 최근호에서 보도했다. 이 잡지는 수많은 전문가들이 전쟁비용을 추산하고 있지만 유가에 대한 전망은 누구나 할 수 있는 데 비해 사담 후세인이 실권할 지, 대량파괴무기를 사용할 지에대한 전망조차 분명하게 나타나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나온 전비 추산 중 가장 야심적인 추산은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작업으로 전쟁을 하지 않는 경우, 전쟁기간 4-6주의 경우, 3개월의 경우, 6개월까지계속되는 경우 등 4가지로 나눠서 했으나 핵무기 사용과 같은 최악의 상황은 의도적으로 제외했다. 이 연구소는 전쟁을 하지 않는 경우도 반드시 경제에 최선은 아니라는 결론을내렸다. 불확실성이 계속되면 전쟁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시장이 위축하고 리스크 프리미엄이 높아져 유가를 상승시키고 성장의 발목을 잡는다는 것. 사태가 악화할 경우는 유가가 배럴당 80달러까지 치솟은 뒤 그 후 수개월간 40달러 내외에 머물러 경제적으로는 더욱 큰 피해가 있을 수 있다고 연구소는 전망했다. 그러나 이 연구소가 내놓은 내년말까지 걸친 누적 전비 추산은 4-6주간 전쟁의경우 550억달러, 6개월간 전쟁의 경우 1천200억달러 등으로 그리 놀라운 것은 아니었다. 의회 예산국과 하원 위원회도 추산을 했으나 단기전의 경우 양측 모두 500억-600억달러로 예상했다. 걸프전 당시의 전비는 현재 기준으로 800억달러에 달했으나 당시는 사우디 아라비아와 다른 우방이 분담을 하기도 했다. 일부는 전쟁이 오히려 경제에 붐을 가져올것으로 보기도 한다고 이 잡지는 말했다. 전후 경기침체가 뒤따른 걸프전만을 제외하고 미국 역사상 대부분의 전쟁은 정부의 대대적인 국방비 지출로 인해 경제를 자극했다. 일부 극단적인 제국주의자들은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축출되면 미국이 이라크를 "전용 주요소"로 만들 수있다고 주장했다. 전용 주유소가 되지 않더라도 이라크가 산유량을 늘리면 유가는당분간 하락하고 미국경제는 그 덕을 보게된다는 말이다. 부시 대통령의 래리 린드시 수석 경제비서관도 "정권이 바뀌면 원유공급량이 300만-500만배럴 늘어날 것이다. 전쟁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면 경제에 좋을 것이다"고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이라크의 석유생산시설로 산유량이 린드시 비서관의 전망치와 같은 전례없는 수준에 이르려면 5-10년이 걸려야 한다는 점이라고 이 잡지는 지적했다.린드시 비서관은 심지어 장기전으로 가는 경우에도 전비가 미국 국내총생산(GDP)의1-2%인 1천억-2천억달러를 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노도스 교수는 직접적인 군사적 비용에 대한 추산치들에는 동의하지만장기적인 비용은 과소평가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군사적으로 승리가 확정된 후 평화유지, 재건, 국가건설 등으로 엄청난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전후 코소보, 동티모르, 아이티 등의 경험을 감안할 때 이 같은 비군사적 비용은 전후 이라크가 코소보보다는 요단강 서안과 같이 될 경우 6천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노도스 교수는 추산했다. 그는 또 아랍권의 생산거부 또는 다른 정치적 요인들로 석유수출국기구(OPEC)회원국이 생산하는 원유가 여러달 시장에 나오지 않을 경우를 우려하고 이 경우 물론 유가가 상승하고 물가도 오르며 산업생산이 감소하는 등의 결과를 초래한다고 말했다. 이런 모든 요인을 감안해 노도스 교수는 이라크 전쟁이 문제없이 잘 끝나는 경우에도 그 비용은 앞으로 10년간 1천200억달러에 이를 것이며 엄청나게 잘못되는 경우는 그 비용이 1조6천억달러까지 이를 수도 있다고 추산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부시 대통령은 미국인들에게 후세인과 전쟁을 하지 않을 경우국가안보 측면에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고 지적하고 그는 전쟁을 할경우 경제적 비용에 대해서도 준비를 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 특파원 c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