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 터키, 쿠웨이트 등 이라크와 국경을 맞댄 국가들은 28일 미국이 이라크 공격에 나설 경우 예상되는 이라크 난민의 유입에 대비, 암암리에 비상 대책을 마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국가는 재정적인 이유와 사회안정 문제를 들어 이라크 난민의 자국 영토진입은 허용할 수 없다는 원칙이 확고하며, 국경 주변의 다른 장소에 이들을 수용한뒤 인도적 지원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요르단 수도 암만에 주재하는 한 국제 구호기구 관계자는 "이라크 난민은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 관계자는 AFP통신과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UNHCR은 지난 1948년 제정된 유엔 인권선언에 명문화돼 있는 난민신청 권리를견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UNHCR은 각국 정부를 대표해 이들 국가가 난민들에게 국경을 개방할 것인 지 여부를 언급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앞서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은 지난달 AFP통신과 가진 회견에서 요르단이 이라크 난민을 수용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한 계획과 조치를 마련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압둘라 2세 국왕은 "우리는 요르단 영토내에 난민 캠프를 설치하는데 대한 강력한 반대 입장을 견지할 것이나 이라크 전쟁이 발발할 경우 요르단을 경유해 난민을(제3의 장소에) 수용하는데는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요르단은 걸프전 이후 아랍 각국에서 추방된 자국민 30만명과 이라크 난민 30만명이 유입되면서 인구가 15% 가량 증가한 상태다.

사메르 타윌 요르단 경제장관은 "난민 유입은 모든 분야에 악영향을 미쳤다"면서 "실업을 심화시켰고 국가예산에도 심각한 타격을 가했다"고 말했다.

터키는 이라크전 발발시 이라크 국경에 군병력을 증강.배치해 이라크 난민의 유입을 차단한 채 이라크 북부에 13개의 텐트촌을 설치한다는 계획이며, 필요할 경우에 한해 터키 영토에 5개의 텐트촌을 마련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터키 언론들은 전했다.

쿠웨이트의 경우도 자국 영토에 이라크 난민을 수용할 채비를 전혀 갖추지 않고 있다.

셰이크 모하메드 알-사바 쿠웨이트 외무장관은 최근 "우리는 이라크 난민의 쿠웨이트 진입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유엔의 감시를 받는 국경지대의 비무장지대에 이라크 난민을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이란은 국경을 봉쇄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변경,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음을 입증하는 난민에 한해 국경 통과를 허용하되 이란 내부 도시로의 유입은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암만 AFP=연합뉴스) jus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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