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소비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던 미국의 제조업 경기가 호전 조짐을 보이고 있다. 10월 내구재 주문이 3개월만에 증가세로 돌아섰고,시카고 구매관리지수도 경기확장.수축의 분기점인 "50"을 넘어섰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도 베이지북을 통해 "미 경제가 느리지만 균형있게 성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제조업도 바닥쳤다=미 상무부는 27일 자동차 및 통신장비의 판매호조에 힘입어 10월 중 내구재 주문이 2.8%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7월 이후 3개월 만에 증가세로 반전된 것이다. 내구재 주문은 자동차 가전제품 등 장기간 사용되는 제품에 대한 공장수주 정도를 가늠해 주는 척도로,생산활동의 추세를 알려주는 대표적 지표다. 공장들이 밀집한 시카고 지역의 구매관리지수도 2개월 연속 50을 밑돌다 11월에는 54.3으로 치솟았다. 이에 앞서 발표된 필라델피아의 제조업지수도 6.1%로 10월(-13.1%)보다 크게 호전됐다. 전문가들은 제조업동향을 가늠할 수 있는 핵심지표인 전미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도 11월에는 전달(48.5)보다 개선된 49.5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나로프이코노믹어드바이저의 조엘 나로프 대표는 "제조업이 확실히 바닥을 쳤다는 신호"라며 "현재의 소비지출이 지속되면 공장가동률도 다시 상승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느리지만 균형된 성장=전문가들은 저금리 기조와 꾸준한 소비지출을 제조업 회복의 최대요인으로 꼽고 있다. 통상 6∼12개월이 지나야 금리효과가 본격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지난해 11차례에 걸친 금리인하가 약효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집값 강세 및 8주 연속 주가상승 등으로 소비심리가 호전된 것도 제조업의 회복에 일조를 하고 있다. FRB도 이날 12개 연방은행의 경제정보를 취합,발표한 '베이지북'에서 "10월말부터 11월초 미 경제가 '느리지만 균형있게(slowly,on balance)' 성장했다"고 분석,소비에 이어 제조분야 역시 본격 호전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글렌 허바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도 "미 경제가 내년에 더 좋아질 것"이라고 낙관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