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4개 대형 석유업체들이 대 미국 석유수출을 원활히 하기 위해 무르만스크에 석유수출 전용 항구인 북극항을 세울 계획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 보도했다. 북극항이 건설되면 미국은 석유 수입량의 10% 정도를 러시아로부터 들여오게 돼 중동산 석유에 대한 의존도가 크게 낮아지게 된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사우디아라비아(하루 6백13만배럴)에 이은 세계 2위의 석유수출국(하루 5백10만배럴)이나,미국은 총 수입량의 1% 미만을 러시아로부터 들여오고 있다. WSJ에 따르면,루크오일 OAO유코스 OAO시브네프트 티우멘오일 등 4개 러시아 회사가 총 15억달러를 투입,2005년까지 무르만스크에 새 항구를 건설한다. 이와 함께 각 유전과 항구를 잇는 길이 1천4백96㎞의 수송 파이프라인을 설치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항구와 송유관이 완공되면 이곳을 통해 하루 1백만배럴의 석유를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WSJ는 "미국이 러시아를 석유공급원으로 확보함으로써 중동 산유국들에 대한 석유 의존도와 전쟁 리스크를 크게 줄일 수 있게 됐으며,러시아도 판로를 세계 최대 석유소비국인 미국으로 확대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해당 회사들은 아직 자금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항구의 완공시기가 예정보다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고 WSJ는 덧붙였다. 권순철 기자 i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