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은 역내 회원국간 저축세 도입과 관련해 스위스에 대한 은행비밀법 개정 또는 폐지 요구를 철회하고 스위스가 제시한 이자소득에 대한 원천과세 부과 절충안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내부 방침을 정한것으로 알려졌다.

스위스국제방송은 27일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 보도를 인용, EU 집행위원회가 연말까지 시행방침을 확정하도록 합의한 저축세 도입의 최대 쟁점으로 논란을 빚고 있고 스위스의 은행비밀법 개정요구 및 제재방침을 철회하기로 입장을 선회했다고 전했다.

EU는 지난 수개월에 걸쳐 스위스 은행에 계좌를 개설한 15개 EU 회원국 소속 거래 고객의 저축정보를 제공하지 않을 경우 제재조치를 취하겠다며 압력을 강화해왔으나 스위스 정부는 거래고객의 비밀을 보장하도록 규정한 은행비밀법에 위배된다는이유를 들어 수용불가 입장을 고수해왔다.

스위스는 유사한 형태의 은행비밀법을 유지하고 있는 오스트리아, 벨기에, 룩셈부르크 등 3개국이 동일한 원천과세율을 적용하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EU 고객의 이자소득에 대해 35%의 원천과세를 부과, 일괄 징수한 뒤 이를 해당 회원국에 제공하는 절충안을 제시해놓고 있다.

그러나 EU 집행위가 스위스의 절충안을 수용하더라도 탈세행위 적발시 관련 정보 제공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스위스는 세금사기를 포함한 형사사건에 한해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입장인데 반해 EU는 탈세의혹 사건에 관해서도 정보를 제공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스위스에서는 탈세를 범죄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EU는 내주에 재무장관 회의를 열어 올 연말까지 시행방안을 마련하기로 합의한 저축세 도입 문제를 협의할 예정이나 스위스 은행비밀법 개정 등 핵심 현안을 놓고 회원국들간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어 합의도출 여부가 주목된다. EU는 주요 정책결정을 15개 회원국의 만장일치로 채택하도록 되어 있다.

특히 스위스 은행비밀법 페지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영국이 절충안 수용을 끝내 거부할 경우 EU의 저축세 도입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제네바=연합뉴스) 오재석 특파원 oj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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