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의 이라크 무기사찰이 4년만에 재개된 가운데 무기사찰단은 27일 이라크의 사찰 협력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유엔 감시.검증.사찰위원회(UNMOVIC)와 국제원자력기구(IAEA) 소속 사찰팀은 사찰 첫날 바그다드 외곽의 의혹 시설들에 대한 사찰을 마친 후 시설물에 대해 완전한접근이 보장됐으며 방해 받지 않고 사찰임무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자크 보테 IAEA 사찰팀장은 바그다드 외곽의 군사.산업 복합 시설물을 사찰한 후 "출발이 좋았다. 이라크의 협력 정도는 장기적으로 판단할 문제지만 오늘의 이라크측의 태도는 만족할 만한 수준이며 이에 따라 우리는 원하는 지역과 시설을 지체나 방해 없이 사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디미트리 페리코스 UNMOVIC 사찰팀장도 "우리는 계획한 모든 일을 할 수 있었다.사찰 활동을 통해 수집한 자료를 분석해 이들 시설의 능력을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바그다드 외곽 미사일 기지 책임자인 알리 야삼 후세인은 "우리는 문을 열어 놓고 있으며 충실히 사찰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스 블릭스 유엔사찰단장도 이라크에 대한 무기사찰이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아직은 시작에 불과하며 최종 사찰 결과가 어떻게나올지를 점치는 것은 성급하다"고 덧붙였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유엔 무기사찰이 순조롭게 출발한 데 대해 환영의 뜻을 표명했으나 무력사용을 피하기 위해서는 이라크가 일관된 협력 태도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프랑스를 방문하고 있는 아난 총장은 "이라크가 오늘과 같이 사찰단에 대해 전폭적으로 협력한다면 전쟁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지난 8일 통과된 유엔결의 1441호는 유엔 사찰단에 대해 이라크 내 700여 곳의 의혹 시설을 사전 예고 없이 사찰하고 이라크 무기개발 계획에 참여한 과학자들에 대한 심문할 수 있는 등 광범위한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이 결의는 이라크가 유엔 무기사찰에 협력하지 않을 경우 미국이 주도하는 군사행동을 포함하는 "심각한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이라크 정부는 27일 유엔 무기사찰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과 영국의 정찰기들이 이라크 상공 북부와 남부의 비행금지 구역을 순찰 비행하는 것에 대해 군사적 저항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라크 공군은 이날 오전 이라크 남부 상공을 순찰 비행하던 항공기에 대해 사격을 가했다.

유엔 사찰단의 사찰 활동이 막 시작되려는 순간 바그다드 시내에는 공습 경보사이렌이 울려 퍼져 한때 긴장감이 고조되기도 했다.

유엔 안보리 결의 1441호는 이라크 무기 사찰 재개와 함께 이라크측의 비행금지구역 순찰 비행에 대한 저항을 종식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이라크측은 이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바그다드.유엔본부 AP.AFP=연합뉴스) songb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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