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부터 본격적인 사찰단에 착수한 유엔 무기사찰단이보도진의 현장접근을 통제하기로 했다. 반면 이라크 당국은 보도진들에게 자유로운 취재를 허용하기로 함에 따라 취재진 접근문제가 이라크 무기사찰을 둘러싼 초기 논란거리로 부상했다. 이라크 무기사찰 활동을 지휘하고 있는 한스 블릭스 유엔 감시.검증.사찰위원회(UNMOVIC) 위원장과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지난주이라크 관리들과 만난 뒤 기자들이 주요 사찰시설을 방문하는 사찰단에 동행취재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했다. 또 멜리사 플레밍 IAEA 대변인도 "우리는 기자들이 (사찰대상) 시설에 우리와 함께 있기를 원치 않는다"면서 "(기자들이 동행할 경우) 우리는 전문적인 일을 수행할 수없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동안 중동권에서 언론통제로 유명한 이라크가 이번에는 기자들의 자유로운 현장접근을 강력히 주장하고 나섰다. 이라크 관리들은 세계만방에 자신들이 대량파괴무기를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을 증명하기 위해 가능한 최대규모의 언론취재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라크 관리는 "국제 여론이 우리나라 내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알게하기 위해 모든 사람의 (동행취재를) 허용할 것이며 언론은 모든사찰장소에 대한 접근이 완전 허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 관계자들은 무기사찰 전문가들이 결론을 도출하기 이전에 기자들이 전문적인 사찰 기술이나 과학적 식견없이 금지된 물질(무기)이 발견되지 않았음을 너무 빨리 보도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눈치다. 하지만 언론취재를 모두 배제할 수없다는 점을 인식, 유엔은 인쇄매체와 사진및방송매체를 대표하는 제한된 숫자의 기자단 구성 방안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이라크는 사찰활동이 진행되는 곳은 이라크내라고 강조하면서 언론활동을 조정하는 책임도 자국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라크 공보부는 26일 개별 언론사에 대해 최소 2명의 기자들을 사찰단에 동행할 수있도록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자단 구성을 어떻게 하는지, 그리고 기자들이 사찰시설에 입장할 수있는지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사찰단 1진을 이끌고 있는 드미트리오스 페리코스는 기자들이 사찰단에 동행할수있지만 사찰시설 외곽에 있어야 한다고 못박았다. 그는 "우리는 할 일이 많다. 친구가 되길 원한다"고 언론에 우호적 자세를 취했다. 그러나 유엔 사찰단은 언론이 자신들의 현장활동이 보도되는 것을 꺼리는 기색이다. 블릭스 위원장은 25일 자신은 이라크측에 사찰은 "심각한 업무"라는 점과 일종의 서커스로 바뀌는 것을 허용할 수없다는 점을 전달했다고 안보리에 전했다. 플레밍 대변인은 "우리가 본 것에 대해 결론을 도출하는 것은 우리 자신이 되길 원한다"면서 "우리는 전문가이고, 우리의 핵사찰단은 `이중적 쓰임새'가 있는 물품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잘 알고 있다. 반면 기자들은 그렇지 못하다"고 사찰단의 입장을 정리했다. (바그다드 AP=연합뉴스) lw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