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복제를 추진해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이탈리아의 인공수정 전문의 세베리노 안티노리 박사(56)는 최초의 복제 아기가 내년 1월초 탄생할 것이라고 26일 밝혔다. 안티노리 박사는 이날 로마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복제 배아로 임신한 여성이 임신 33주째에 접어들었으며, 내년 1월 첫째주 출산할 것"이라고 복제 인간의 탄생이 임박했음을 선언했다. 그는 초음파 검사 결과 체중 2.5-2.7㎏으로 추정되는 남자 태아가 현재 "매우 건강한 상태"라면서 "출산 때까지 만사가 순탄하게 진행될 가능성을 90-95%라고 보고 있다"고 낙관했다. 그는 태아가 어떤 기형 징후도 보이지 않고 있으며, 자연 임신과 배아 임신 사이에 어떤 차이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복제 인간배아를 통해 임신한 또 다른 여성 2명이 각각 임신 27주와 28주를 지났으며, 여성과 태아 모두 건강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안티노리 박사는 그러나 어디에서 복제 아기가 태어날지 공개하기 거부한 채 "같은 지역내" 다른 국가들이라고만 말했다. 앞서 올 4월 안티노리 박사는 "복제아기를 임신한 여성이 옛소련 공화국과 한이슬람국가에 있다"면서 중국, 인도, 러시아, 이슬람국가들이 다른 나라들보다 인간 복제에 우호적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당시 복제 인간배아를 통한 임신 사실을 처음 공개했던 안티노리 박사는 또 혼자서 이 프로젝트를 주도하지 않았으며, 컨소시엄 체제 아래서 단지 `문화적이고 과학적인' 역할만을 담당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이탈리아 정부는 인간복제에 관련된 자를 엄중 처벌하는 내용의 법안을 추진중이다. 안티노리 박사와 미국의 파노스 자보스 박사 등을 포함한 20여명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국제연구팀은 작년 1월 불임 부부가 아이를 가질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인간배아 복제를 추진중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그러나 안티노리 박사는 이날 파보스와는 현재 접촉을 거의 하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한편 일부 과학자들은 안티노리의 복제인간 탄생 발표를 회의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으며, 복제아기의 기형 및 질병 위험을 감안하지 않은 무책임하고 비윤리적인 행동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미 펜실베이니아대학 생명윤리센터 소장인 아서 캐플란 박사는 "안티노리가 한발언중 대부분을 믿지 않는다"고 의혹을 표시했다. 미 의학연구발전연합의 숀 팁튼 부소장은 의학연구 및 질병치료용 배아 복제와 복제인간을 만드는 생식용 배아 복제 사이에 엄격한 구분을 둬야 한다면서 안티노리 박사의 발표로 인간배아 줄기세포를 이용한 매우 중대하고, 합법적이며, 과학적인연구활동이 위축을 받게 됐다고 우려했다. 뉴욕 소재 인간복제재단의 대표인 랜디 위커는 "안티노리는 아마도 인간복제를 시도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라고 지적하면서 안티노리의 주장이 맞다고 해도 "앞으로 (출산 전) 몇주간 심각한 문제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지금 그런 발표를 하는것은 위험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안티노리 박사는 지난 1994년 로마에 소재한 자신의 병원에서 인공수정을 통해 당시 63세의 할머니를 임신.출산시키는 데 성공해 주목받기 시작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지훈기자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