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시 당국은 26일 지난달 극장 인질극 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3명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을 근거 없는 것으로 일축했다. 유리 루쉬코프 모스크바 시장의 대변인인 세르게이 최는 "소송을 접수하는 것은 극장 인질극 사태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는 격이 되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최 대변인은 또 "체첸 문제와 그것으로 인한 부수적 사건들은 모스크바 정부가 처리해야 할 일이 아니다"면서 "그것들은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시는 극장 인질극 사건으로 인한 피해자와 유족들의 슬픔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 "시는 이에 따라 희생자 전원에게 각각 10만루블(약 3천100달러)을, 인질로 잡혀 있던 피해자들에게는 5만루블씩의 위자료를 주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23-26일 나흘동안 이어진 극장 인질극 당시 인질로 잡혀 있던 시민 2명은 지난 25일 시 정부를 상대로 각각 100만달러의 육체적.정신적 피해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이어 인질극으로 아들을 잃은 다른 주민도 "생계를 꾸릴 가장을 잃었다"면서 50만달러의 배상을 요구해 모두 170명의 희생자를 낸 지난달 극장 인질극 사건에 대한 소송 건수는 3건으로 늘었다. 이들 소송에 대한 첫 공판은 다음달 3일 열릴 예정이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joo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