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6개월간 연장하기로 합의했던 이라크의 석유-식량 프로그램이 미국의 반대로 단 9일만 연장하기로 확정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5일(이하 뉴욕 현지시간)로 기간이 만료된 대(對) 이라크 석유-식량 프로그램 기한 연장 표결 시한인 이날 자정을 5시간 앞둔 오후 7시 회의를 열고 다음달 4일까지만 프로그램을 연장한다는 내용의 유엔 결의 1443호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당초 일반적인 기간 연장에 따라 이라트 석유-식량 프로그램은 6개월간 연장하기로 합의됐으나, 연장 기한을 대폭 줄여야 하고 '수입 제한 목록(goods review list)'에 새로운 내용을 추가해야 한다는 미국의 강력한 요구로 수정안이 표결에 부쳐지게 됐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은 안보리 대(對)이라크 제재 감독 위원회의 개별 승인을 받아야 하는 수입 제한 목록에 탄저균이나 천연두를 퇴치하는 데 이용되는 시프로 같은 약이나, 신경제에 노출됐을 때 이용되는 해독제인 아트로핀 등이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서방 외교관들이 전했다. 미국은 이와 함께 이라크의 석유-식량 프로그램을 단 90일만 연장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표결에 앞서 11월 안보리 순번 의장국인 중국의 왕잉판(王英凡) 유엔 주재 대사는 기자회견에서 "연장 표결 시한이 오늘이기 때문에 해결책을 찾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석유-식량 프로그램은 1990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후 단행된 유엔 제재로 이라크 국민이 받는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이라크에 대해 식량과 의약품, 인도적 물자 구입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도록 원유 수출을 허용하고 있다. 앞서 지난 22일밤 안보리는 석유-식량 프로그램 연장 초안에 대한 광범위한 합의에 도달했으나,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프랑스는 일부 사소한 문제를 제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수입 물품은 90일 이내에 검토해야 한다. 안보리는 올 여름 인도적 물자의 이라크 유입을 원활히 하기 위해 군사용으로 전용될 수 있는 품목을 제외한 모든 인도적 물자의 수입을 허가했다. (유엔본부 AP.AFP=연합뉴스)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