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11 테러의 영향으로 반(反) 이슬람 `증오 범죄'가 지난해 미국에서 1년전과 비교해 무려 17배 이상으로 늘어났다고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25일 밝혔다. FBI는 이날 발표한 `증오범죄 실태' 연례 보고서에서 지난 한해 미국에서 이슬람 교도인 것으로 신원이 밝혀진 사람들이나 기관, 기업들에 대한 증오심에서 발생한 범죄 건수는 모두 481건에 달해 지난 2000년의 28건에 비해 큰 비율로 증가했다고 전했다. 또한 중남미인을 가리키는 히스패닉을 비롯해 흑인, 아시아계, 아메리카 인디언등을 제외하고 특정 국적이나 민족을 이유로 발생한 증오범죄는 2000년 354건에서지난해 1천501건으로 4배 이상으로 증가, 단순히 중동계라는 이유만으로 발생한 범죄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FBI 보고서는 9.11 테러 이후에 증오범죄 발생건수에 대해 명시적으로 밝히지않았으나, 9.11 테러의 영향을 받아 증오범죄가 늘어난 것으로 추정했다. 앞서 뉴욕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HRW)도 지역별 통계치를 보면 지난해 반 이슬람 범죄의 대부분은 지난해 9월11일 이후 발생한 점이 확실하다고말했다. HRW에 따르면 애리조나주(州) 피닉스에서는 지난해 9월11일 이후 이슬람 신도들에 대한 공격이 46차례 발생했는데, 그 이전 8개월 동안에는 단 한 건도 발생하지않았다. 매사추세츠주(州)의 경우, 9.11 사태 이전의 반 이슬람 범죄 건수가 5건인데 비해 9.11 이후에는 85건 발생했다. 한편 지난해 증오범죄 총 발생건수는 2000년의 8천63건에서 9천730건으로 약 17% 증가했다. 또한 이슬람 신도들에 대한 증오범죄 건수는 2천899건을 기록한 흑인대상 증오범죄 건수에 비해 훨씬 적을 뿐만 아니라, 유대인(1천여건), 동성애자(1천400건) 대상 범죄 건수보다도 적은 것이다. (워싱턴 AP=연합뉴스)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