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동맹국들은 이라크 정권의 기반을 무너뜨리기 위한 심리전과 정치공작에 착수하는 한편 이라크 반체제 망명세력들을 대상으로 하는 군사훈련 계획을 마련하는 등 사실상 전쟁 준비작업에 들어갔다고 시사주간지 타임이 24일 보도했다. 타임은 미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전면전 발발에 대비해 사전에 필요한 준비를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전쟁을 벌이지 않고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 정권을 전복시키기 위해 활발한 정치공작과 군사적 대비, 심리전을 미국이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타임에 따르면 미국은 우선 이라크와의 전쟁시 반체제 망명인사들을 훈련시켜첩보활동 등 미군 지원 업무를 맡길 수 있도록 한 대통령령이 지난 10월3일 제정됨에 따라 최대 5천명의 이라크인들을 훈련시키기 위한 준비작업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또 전쟁시 이라크 내에서 2차 대전 때의 레지스탕스와 같이 지휘, 통신의 기반시설 파괴작업을 벌임으로써 미군 작전을 돕도록 할 능력을 지닌 이라크 내부 인사들과 접촉을 유지하고 있다고 정보기관의 한 고위 관리가 전했다. 이라크 남부와 북부 "비행금지구역"을 순출하는 미국과 영국 전투기들은 이라크의 발포가 있을 경우 예전과는 달리 지휘ㆍ통제 센터와 통신시설, 방공시스템을 연결하는 광섬유 등을 집중 공격해 파괴하고 있다. 미군은 이라크 반정부 세력의 일익을 담당하고 있는 쿠르드족과의 연락을 위해쿠르드민주당(KDP)과 쿠르드애국연합(PUK) 등 양대 쿠르드족 단체의 거점에 연락소를 설치했다. 이와 함께 미국의 동맹국인 이스라엘은 이라크 서부 사막지대에 투입돼 이라크가 은닉해두고 있을 가능성이 있는 미사일과 발사대를 수색중이다. 미군은 심리전에도 주력하고 있다. 남부 비행금지구역에서는 이라크 병사들에게투항하지 않고 저항할 경우 직면하게 될 결과에 대해 경고하는 전단을 공중살포하고있으며 공군은 EC-130 "코만도 솔로" 항공기를 띄워 이라크를 대상으로 TV와 라디오방송까지 내보낼 계획이다. 전쟁이 실제로 일어나면 미군은 이라크 반체제 세력으로부터 넘겨받은 이라크현역군인들의 전화번호로 투항을 권고하는 녹음 메시지를 전한다는 계획도 마련했다. 그러나 미군의 전쟁 준비작업에는 어려움도 많다. 이라크 반체제 망명인사들에대한 훈련 계획은 반체제 단체들에 부탁한 훈련대상자 명단이 제대로 접수되지 않고있는데다 이들의 신원을 확인하는 작업도 어렵기만 한 과제다. 반 이라크 쿠르드족 단체들은 무장도 빈약하고 훈련도 덜 돼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북부동맹이 했던 것과 같은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쿠르드족을 포함한 전체 반체제 세력은 종교나 인종, 이념별로 편차가 심해 통일된 행동을 기대할 수 없는 형편이다. 최근에는 후세인 정권 붕괴 이후의 이라크체제를 논의하기 위해 모든 반체제 세력이 참가하는 회의를 개최하려 했으나 각 단체별 대표단 수와 선출 방법을 놓고 빚어진 이견이 해소되지 못해 회의계획 자체가취소되기도 했다. 미국은 또 이라크 남부지역의 유력한 반체제 세력인 이슬람혁명최고평의회를 끌어들이기 위해 이들에게 영향력이 큰 이란을 설득하려 하고 있으나 이란은 아프가니스탄 전쟁 때 협조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자신들을 "악의 축"을 이루는 국가의하나로 지목한 데 대해 큰 배신감을 느끼고 있어 제대로 설득이 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동맹국들 관리들은 지금 올바른조치를 취할 경우 "전쟁 이전의 전쟁"만으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타임은 밝혔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