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23일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에게 대량살상무기(WMD) 포기시 대통령직 유지에 동의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나섰다.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이날 CNN의 '더 노박 존' 프로에 출연, 후세인이퇴진하지 않더라도 입증 가능한 무장해제만 이뤄진다면 전쟁 위기로 치닫고 있는 현재 대치 상태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후세인 제거를 미국의 정책 목표로 주장해 온 부시 행정부가 후세인 권좌 유지를 허용할 수 있음을 가장 명백히시사한 발언이다. 럼즈펠드 장관은 이어 "부시 대통령이 유엔 안보리를 통한 사태 해결을 시도한 것은 전쟁이 첫째 선택이 아닌 최후의 선택이라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라고 강조한 뒤 후세인은 생각을 바꿔 사찰팀에 이라크 문을 열어 젖힌 뒤 "대량살상무기를포기하고 권좌를 지키는 게 낫겠다"는 말을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그러나 지난 18일 유엔 무기사찰팀 선발대가 이라크에 복귀, 전면 사찰 준비작업에 들어간 가운데 "사찰 성공 여부는 이라크의 협력 의지에 달려있으며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보유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라크가 끝내 WMD 보유 사실을 부인할 경우 부시 대통령의 대응책에 대해럼즈펠드 대통령은 "유엔을 통하거나 다른 길을 모색하든지 이는 대통령이 결정할문제"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지난 18일 한스 블릭스 유엔 감시.검증.사찰위원회(UNMOVIC) 위원장과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각각 선발대를 이끌고 이라크에 도착, 전면 사찰 준비 작업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23일 유엔의 후방 기지인 키프로스에서 통신 및 컴퓨터 요원 6명 가량이 합류했다고 히로 우에키 유엔 대변인이밝혔다. 25일에는 18명의 전문가들이 현지에 도착하며 첫 사찰은 27일 시작될 예정이다. (워싱턴.바그다드 AP.AFP =연합뉴스) duckhw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