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지도부가 다당제와 언론자유를 허용하는 새 헌법을 논의한다는 전제 하에 일부 재야 세력과 접촉,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70년대 이라크에서 망명한 뒤 유럽에 머물러온 친(親) 시리아계열 재야단체 이라크국가연합(INC) 지도자들은 최근 사담 후세인 대통령에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뒤 바그다드로 귀환, 후세인측과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이 단체의 압델 자바르 알-코베이시(58) 의장은 지난 18일 최고의사결정기구 혁명지휘위원회(RCC)의 2인자 에자트 이브라힘 부의장과 회동했다고 말했다. 알-코베이시는 "새 헌법 초안을 구상하게 될 위원회의 책임을 맡게 됐다"며 "새헌법은 정치.언론의 자유와 다당제 체제를 보장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베이시는 원래 집권 바트당의 친 시리아 계파에 속한 의원이었으나 계파가 분열하면서 시리아 다마스쿠스로 떠났다 나중에 유럽으로 망명한 인물이다. 그는 "형제 중 두 명이 80년대 초 처형당하고 70대 노모도 지금 수감돼 있다"고말했다. 그러나 코베이시는 함께 바그다드에 온 5명의 인사를 포함해 자신의 단체는 다른 반체제 세력과는 달리 후세인 정권의 전복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코베이시의 동료인 파델 알-루바이히는 "새 헌법이 채택되면 당을 만들고 신문을 발행할 계획"이라며 "그러면 현재 해외에 있는 다른 재야단체들도 바그다드에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라크는 후세인의 집권 바트당 일당 독재체제를 유지하고 있으며, 유럽에 흩어져 있는 대부분의 반체제 단체들은 미국의 후원을 받아 후세인 정권 전복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 (바그다드 AFP=연합뉴스)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