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이라크에 대한 무장해제가실패할 경우 전개될 이라크전에 대비해 약 50개국에 지원 요청을 했다고 미 국무부가 20일 공식 발표했다. 필립 리커 국무부 부대변인은 미국 외교관들에 대해 이라크가 무장해제를 요구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441호에 순응하지 않을 경우 벌어질 이라크와의 전쟁시 각 체류 국가의 정부가 전투 병력, 수송 물자 등을 지원할 의사가 있는지를 알아보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리커 부대변인은 "미국은 이라크가 유엔 결의 1441호에 따르지 않을 경우 해야할 필요가 있는 것에 관해 같은 생각을 가진 많은 다른 국가들과 논의를 진행하고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리커 부대변인은 지원 요청을 한 국가의 수에 대해 말하지 않았으나, 앞서 워싱턴포스트는 행정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50개국에 주재한 미국 대사관들이 이라크가 안보리의 새 결의에 따르지 않을 경우 대(對)이라크 군사행동에 참가할 의사가있는지 타진할 것을 지시받았다고 전했다. 특히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체코 프라하에서 열리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담 기간에 이라크에 대한 엄격한 사찰을 요구하는 강경한 내용의 새유엔 결의를 지지하는 나토의 지원성명이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플라이셔 대변인은 21일부터 이틀간 일정으로 열리는 나토 정상회담 하루전인이날 프라하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번(나토 정상회담)은 모든 점에서 유엔은 아니다"라며 군사적인 성격의 나토 성명이 아닌, 일반적인 정치적성명을 채택하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프라하에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시인하지 않으면 "가장 심각한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고 엄중히 경고했다. 부시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후세인 대통령이 대량살상무기를 더 이상 갖고 있지 않다고 주장함으로써 이 문제를 유엔 안보리 논의로 부치는 것은 별개로 하더라도 이미 유엔 결의의 '중대 위반'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점을 강하게 시사하는 것이라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 타임스(FT)가 전했다. 부시 대통령은 후세인 대통령이 대량살상무기가 없다고 다시 주장한다면 "그는거짓말로 마지막 단계에 들어선 것이며, 이번 경우 이같은 속임수는 결코 용납되지않을 것이며, (사찰) 연기와 도전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이날 의회 답변을 통해 부시 대통령이 모두 60개국에대해 이라크전 파병요청을 했으며 영국도 다른 나라들처럼 "일반적인 요청"을 미국으로부터 받았다고 밝혔다. 블레어 총리는 미국이 구체적인 임무와 구체적인 규모의 병력을 요구하고 있는단계는 아니라고 설명하면서, "유엔 결의 위반이 있을 경우 우리는 정당하다고 생각되는 상황에서 군사행동에 나설 것이며 유엔의 의지가 관철되도록 하기 위한 어떤연대에도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총리실은 미국의 파병요청이 지난 18일 제프 훈 국방장관과 만난 미국 대사로부터 전달됐다고 전했다. 영국 외무부는 이라크 이슬람혁명최고평의회(SCIRI), 이라크 국민의회(INC) 등6개 야권 단체가 내달 영국에서 후세인 이후 이라크 체체를 논의하는 회담을 여는것을 허용했다고 말했다. 프랑스 외무부도 미국으로부터 이라크전 가능성과 관련해 지원 의사 타진 요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베르나르 발레로 외무부 부대변인은 "우리가 아는 한 미국은많은 다른 국가들에게도 이런 요청을 했다"면서 "프랑스는 이런 경우에 항상 그래왔던 것처럼 요청 내용에 주목하고 있고 앞으로 이를 계속 검토해나갈 것"이라고 유보입장을 밝혔다. 덴마크의 안데르스 포그 라스무센 총리는 미국의 요청에 대해 유엔의 지원을 받아 이라크의 무장해제에 나서는 국제 연합군에 병력과 물자를 보낼 준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스피들라 체코 총리도 이라크의 무장해제를 위한 외교적 노력이 실패할 경우 이라크에 대한 군사행동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19일 장 크레티엥 캐나다 총리도 미국 국무부로부터 캐나다가 어떠한 종류의 지원을 할 것인지를 묻는 서한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이미 걸프지역에 선박과 비행기, 병력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무엇을 할지, 그들(미국)이무엇이 필요한지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란은 자국의 영해가 평화적 목적이 아닌 다른 무엇을 위해 이용되는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아바스 모흐타지 해군 참모총장이 말했다. 존 하워드 호주 총리는 국내 TV 회견에서 호주는 이라크 무장해제 실패시 미국이 주도하는 군사공격에 합류할지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워싱턴.런던.프라하 AP.AFP=연합뉴스)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