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치과의사들이 의료기업체와 짜고 환자에게 값싼 중국산 틀니를 지급하고는 7배 이상 비싼 독일제 틀니를 준 것처럼 허위로 의료보험료를 청구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까지 혐의가 드러난 1개 업체의 허위청구액이 최소한 1억유로 이상으로 추정되며, 현재 검찰이 전국적으로 수사를 확대중인 다른 업체들에서도 허위청구 소문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독일 사상 최대의 의료사기 스캔들이 예상된다. 20일 독일 언론에 따르면 독일 서부 니더작센주 뮐하이머 소재의 치과재료회사 글로부덴트는 지난 수년 간 일부 치과의사들에게 개당 120유로에 불과한 중국산 싸구려 틀니를 판매하고 900유로인 독일제 틀니를 판 것처럼 허위영수증을 발급해줬다. 이 치과의사들은 허위영수증을 건강보험조합이나 환자에게 제시, 글로부덴트사가 조합으로부터 비싼 틀니 값을 받도록 협조해준 뒤 나중에 업체로부터 허위 청구액의 3분의 1에서 5분의 1에 해당하는 리베이트를 정기적으로 상납받아왔다. 이를 언론과 검찰에 제보한 독일의 유력 건보조합 AOK의 페터 쉐를러 보험금 허위청구 조사팀장은 현재로선 이로 인한 손실액이 정확히 얼마인지는 알 수 없으나니더작센주에서 AOK 조합이 입은 손해만 800만유로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니더작센주에서만 여러 건보조합이 입은 손해가 최소 5천만유로에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전국적으로는 약 2천 명의 치과의사가 글로부덴트의 싸구려 틀니를 취급한 것으로 추정했다. AOK 대변인은 글로부덴트 외에 다른 의료기업체들도 상당수가 이같은 사기에연루돼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한편 독일 검찰은 글로부덴트 회사 건물과 사장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으며 사기 및 세금포탈, 돈세탁 등의 혐의로 수사중이다. 또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검찰은 글로부덴트를 비롯해 14개 의료기 업체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한편 이번 사건은 지난 19일 제2공영 ZDF 방송이 주간 시사매거진 프로그램을통해 처음 폭로했으며, 20일부터 다른 언론들도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ZDF 취재진은 치과의사로 변장한 채 글로부덴트의 간부와 접촉, 이 간부가 이같은 의료사기를 구너유하는 장면을 몰래카메라로 생생하게 촬영, 보도했다. 이 간부는 의사로 변장한 취재진에게 "주문표에 표시만 해주면 우리는 독일제의치 가격이 적힌 아주 정상적인 영수증을 발급할 것이다. 당신은 한 달에 한 번 씩의치 가격의 20%을 우편을 돌려받게 된다. 당연히 발신자 주소는 없이 당신의 병원이 아닌 개인 주소로, 결혼을 했을 경우엔 부인이나 남편의 이름 앞으로 송금된다"고 설득했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