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메릴랜드주 로크빌의 과학자들이 실험실에서 새로운 형태의생명체를 만들어내는 연구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워싱턴 포스트 인터넷판이 20일보도했다. 21일 중에 공식발표될 이 연구계획은 윤리와 안전 문제를 제기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살아있는 유기체의 기본구조를 밝혀줄 것으로 기대되기도 한다. 유전자 연구에서 생각지도 못할 역사적 성공을 거둔 J 크레이크 벤터박사와 노벨상 수상자인 해밀턴 스미스박사가 이 연구의 입안자이다. 이들은 생명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유전자를 가진 단세포 유기체를 만들 계획이다. 이 실험이 성공하면 인간이 만든 아주 미세한 세포가 자라기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존재가 알려진 여느 세포와도 다른 세포로 분열하게 된다. 스미스박사와 벤터박사는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이 세포가 사람에게 감염될 수없도록 일부러 불구로 만들 계획이다. 또 세포를 엄중히 가둬두는 것은 물론 이 세포가 어쩌다 외부로 탈출하는 경우 죽어버리도록 설계할 계획이다. 연구팀은 인공으로 만든 세포가 실험실밖으로 탈출할 위험보다 더 걱정스런 것은 이 연구가 새로운 세대의 생물무기 제조를 위한 과학적 토대로 이용될지 모른다는 점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이런 위험을 막기 위해 연구팀은 연구결과의 구체적인 기술들은 선별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연구팀은 그러나 이 연구는 현존하는 생물무기를 탐지해내고 그에대처하는 미국의 능력을 제고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에너지부가 3년간에 걸쳐 300만달러를 지원할 이 연구는 순수한 과학적 노력으로 시작되지만 결과적으로는 실용화될 가능성이 있다. 벤터박사와 연구팀은 그들이 마음속에 그리고 있는 미세한 생명체를 만드는데성공하면 이 생명체에 한가지씩 새로운 기능을 부과하는 시도를 할 계획이다. 예를들어 발전소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분해하거나 연료용 수소를 생산하는 능력을부여하는 것 등이다. 물론 우선은 생명체의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구조를 규명해 과학적 위업을 이룩하는 것이 목표다. 살아있는 모든 세포는 똑같은 화학적 성질을 갖고 있고 서로 놀랄만한 유사성을갖고 있기 때문에 인공적으로 만들어지는 세포가 모든 생리를 밝혀줄 수도 있다. 벤터박사는 "우리가 생명의 분자학적 정의를 내릴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면서도"우리의 목표는 살아있는 가장 기본적인 세포의 성분을 근본적으로 이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가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다. 벤터박사는 90녀대말 로크빌에서 '게놈연구소'를 설립, 운영하면서 이번 계획의 초기판 연구에 나섰었다. 벤터박사와 연구팀은 마이코플라즈마 제니탈륨(M.genitalium)으로 불리는 단세포 생물에서 생명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유전자의 활동목록을 출간하는데까지 연구를진척시켰다. M. 제니탈륨은 최소의 유전물질을 가진 자기복제 유기체다. 이 연구결과는 실험실 여건에서 전체 517개 가운데 300개 전후의 유전자만 있으면 유기체를 얻을 수 있음을 보여 주었다. 그러나 이 연구는 벤터박사와 스미스박사가 인간유전자 지도인 게놈 초안 작성에 매달리기 위해 로크빌에 셀레라 게놈사를 설립하는 바람에 뒷전으로 밀려났다. 벤터박사는 올해 초 셀레라사의 미래 연구방향을 둘러싼 논란 끝에 물러난 뒤인공생명체 제조연구를 추진할 연구기관인 '대체생물에너지연구소'를 포함한 일련의새로운 연구에 재정지원을 하고 있다. 미 에너지부가 제공키로 한 300만달러의 지원금은 앞으로 3년간 이 연구에 종사할 25명의 직원들에게 지급될 예정이며, DNA 조작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고있는 스미스박사가 연구를 지휘하게 된다. 인공생명체 제조 연구는 사람의 생식기의 관(管)에 살면서 때로 요도염을 일으키기도 하는 아주 작은 유기체인 M.제니탈륨에서 시작된다. 과학자들은 이 유기체에서 유전자 물질을 제거하고, 그런 다음 자연적으로 생기는 염색체와 유사한 인공유전자 물질을 합성한다. 과학자들은 이 염색체에 생명체가 사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M.제니탈륨 유전자을 넣게 되며 이렇게 만들어진 인공 염색체를 유전자 물질이 제거된M.제니탈륨 유기체의 빈공간에 삽입해 이 유기체가 생존하면서 자기복제 능력을 갖는지 시험하게 된다. 이 연구는 철학적이고 윤리적인 문제와 더불어 실용적인 문제도 제기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이 인공유기체가 제한된 실험실 환경에서만 생존하고 복제하는 능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면 이를 과연 생명체라고 할 수 있을까. 또 더 넓게는 과학자들에게 새로운 생명체를 만들 도덕적 권리가 있는 것일까. 벤터박사의 요청으로 몇년전 소집된 윤리학자와 종교지도자로 구성된 한 패널이이 문제를 다뤘었다. 유대 율법학자 한명과 목사 한명이 포함된 패널은 당시 연구의 궁극적인 목적이인류에 유익하고 안전에 필요한 모든 적절한 조치가 취해진다면 그 연구는 윤리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서울=연합뉴스) lh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