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을 오르내리고 풀밭도, 언덕길도 마음대로 누빌 뿐 아니라 서 있는 사람과 마주보며 대화할 수 있을 정도로 앉은 사람의 높이를 올려주는 휠체어가 개발돼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눈 앞에 두고 있다. FDA 자문위원단은 20일 딘 케이먼이라는 발명가가 고안한 `인디펜던스 아이봇(iBOT) 3000 모빌리티 시스템'이 휠체어 사용자들에게 획기적인 자유를 안겨주는 기구라면서 이의 시판 허용을 만장일치로 권고했다. 자문위원단은 그러나 이 첨단 휠체어 구매에 의사의 처방과 사용자의 엄격한 훈련을 요구하는 제한조항을 첨부해야 한다는데 동의했다. FDA는 자문위원단의 권고를 따를 의무는 없지만 대체로 이를 따르는 편이며 아이봇을 유례없이 신속한 검토대상으로 지정, 앞으로 2-3개월 안에 결정이 내려질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휠체어가 큰 뒷바퀴 두 개, 작은 앞바퀴 두 개로 구성된 것과는 달리 아이봇에는 크기가 같은 네개의 바퀴가 달려 있으며 센서와 회전의(回轉儀)에 의해 바퀴 두 개씩이 오르락 내리락하면서 계단을 더듬어 나아가게 돼 있다. 이 휠체어의 또 한 가지 기능은 탄 사람이 두 바퀴로 멈춰 선 채 옆에 서 있는 사람과 대화를 나누거나 높은 서가에 손을 뻗칠 수 있을 정도의 높이로 올려주는것이다, 존슨&존슨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개발자 케이먼은 "내가 이 휠체어를 만든 이유 중 하나는 사람들이 설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었다면서 "휠체어를 탄 많은 성인들이 설 수 없다는 이유로 아이 취급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아이봇에는 상당한 제약이 있다. 2만9천달러라는 가격도 가격이지만 사용자가 최소한 한 팔로 조이스틱 등을 사용해 휠체어를 조종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또 크기도 몸집이 큰 십대나 성인에 맞춰 제작돼 있다. 이밖에도 사용자가 몸을 앞이나 뒤로 기울여 휠체어에 올라가거나 내려가라는지시를 내려야 휠체어는 이에 맞춰 무게의 중심을 감지하고 작동을 조절하게 된다. 등받이에 보조자가 사용할 수 있는 장치가 있어 중증장애자의 계단통행을 도울 수도 있긴 하지만 혼자서 사용할 때는 휠체어를 계단 난간에 부착시켜야 한다. 이 휠체어 제작을 맡은 존슨&존슨 자회사 인디펜던스 테크놀러지사는 제품 판매가 엄격히 제한될 것이라면서 먼저 의사와 재활치료사가 특수훈련을 시킨 뒤 아이봇을 처방해야만 하고 사용자는 운전시험에 합격해야만 집에 가져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FDA는 20명의 휠체어 사용자들이 참가한 2주간의 아이봇 시험운행에서 아이봇의조작난이도와 도로주행 능력, 언덕길.울퉁불퉁한 인도 운행, 길 건너기, 선반 접근성, 계단 오르기 능력 등을 기존 휠체어와 비교했다. 그 결과 12명은 혼자서 계단을 오를 수 있었으며 나머지는 도움을 받아 계단을 올라갔고 전원이 단추를 눌러 의자 높이를 조정, 높은 선반의 책을 꺼내는 등 문제를 쉽게 해결했다. 인디펜던스 테크놀러지사는 2만9천달러라는 가격이 기본형 휠체어에 비하면 물론 비싼 것이지만 장애자의 주택개조 비용에 비하면 훨씬 적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게이터스버그 AP=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