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19일 저녁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담 장소인 체코의 프라하에 도착, 18개 가맹국 지도자들을 상대로 이라크 문제에 대한 협조를 모색하는 정상외교에 들어갔다. 각국 정상 가운데 처음으로 이곳에 도착한 부시 대통령은 일부 가맹국의 소극적입장을 감안, 나토 전체의 지지를 규합하는 쪽보다는 일련의 쌍무 회담을 통해 개별국가들의 지원을 이끌어낼 것으로 예상된다. 부시 대통령은 도착 성명 대신 백악관측이 공개한 체코 TV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대통령이 평화적인 무장해제를 거부할 경우, 나토가 이를 강제로 집행하는데 협조해줄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도착 전날 녹화한 이 인터뷰에서 "후세인이 거부한다면 우리는 자발적인 연합세력을 주도, 무장해제에 나설 것이며 나토 우방이 보조를 맞출 것을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제 막 사담에게 기회를 준 상태이기 때문에 결정 단계에 이른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그는 "어떤 국가든지 무언가를 보태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개별국 차원의협조를 바라고 있음을 시사했다. 백악관의 관리들은 이에 대해 미국은 나토 전체의강력한 연대를 확보할 수 없어 그 이상의 것을 추진할 수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몇몇 나토 가맹국 관리들은 나토가 이라크의 무제한 사찰 허용을 촉구한 유엔결의문 1441호의 "완전한 이행"을 지지하는 내용의 프라하 정상회담 성명 문안을 놓고협의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독일의 한 관리는 그러나 자국으로서는 나토 성명이 유엔 결의안의 범위를 벗어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이 관리는 유엔 결의는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 개발 의혹의 투명성을 갖도록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브 브로더 나토 대변인도 이날 기자 회견을 통해 이라크 문제가 정상회담에서 다뤄질 것은 분명하지만 유엔이 다룰 사안이기도 하다면서 "공은 지금 유엔 쪽에 넘어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유럽연합은 나토 정상회담과 유엔 무기 사찰단의 이라크 귀환에 즈음해 의장국인 덴마크 외무장관의 성명 발표 형식으로 사담 후세인이 유엔 사찰단에 즉각전폭적으로 협력할 것을 촉구했다. 사우디 아라비아와 이집트, 시리아, 예멘, 모로코, 바레인, 요르단, 레바논, 팔레스타인 등 아랍권 9개국 외무장관은 20일 시리아의 다마스쿠스에서 회동, 이라크사태와 미국이 제시한 중동평화안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프라하 AP.AFP=연합뉴스) js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