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라크 8년전쟁이 끝난 지 14년이 흘렀으나 사담 후세인 이라크 정부가 사용한 화학무기로 인한 피해는 아직도 계속돼 당시 참전한 이란군인은 물론 민간인들까지 심각한 고통을 겪고 있다고 19일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보도했다. 신문은 이날 이란 카라지발 병상에서 힘겹게 목숨을 이어가고있는 알리 샤키베이네자드(33)의 실상을 전하면서 미국 주도의 이라크전쟁에서 또 화학무기가 사용될경우 엄청난 희생자를 낼 것임을 간접 경고했다. 미 중앙정보국(CIA)이 비밀해제한 보고서를 인용, LA 타임스는 또 1991년 이라크가 여러 종류의 화학무기를 사용함에 따라 알려지지않은 사망자 수천명을 포함해이란인 5만여명이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이란 정부는 그러나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증세를 포함할 경우 그 숫자는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사 파르하드 하셈네자드는 CIA의 추정에 대해 "빙산의 일각"이라고 말하고 "많은 환자들이 기침이나 흉부압박, 호흡곤란 등과 같은 불편이 화학무기 노출과 관련있다는 점을 모르고 있다. 환자 가운데 적어도 20%는 자신들이 당시 독가스에 노출될 만큼 충분히 가까운 위치에 있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민간인들"이라고 덧붙였다. 민간인들의 피해 원인중 하나는 화학무기 성분이 든 물을 사용하는데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구두수선공을 일하다 19세의 앳된 나이에 참전한 샤키베이네다드의 최근 체중은45kg. 깡마른 모습으로 병상에 누운 그는 "처음엔 냄새가 좋았다. 마늘 같기도 하고장미냄새같기도 했지만 그게 뭔지 몰랐다"며 14년전 화학(겨자)가스에 노출됐을 당시를 힘겹게 회상했다. 전장에서 함께 싸웠던 전우 알 샬람샤도 몇 주전 결국 사망했고 그 역시 6개월을 넘기지 못할 운명이다. 또 다른 화학가스 희생자로 테헤란의 한 병원에 입원중인 잘랄 타카비도 "독가스를 들이마신 그날이 내가 죽어가기 시작한 날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모하메드 할리아니 카라지 장애인센터 부소장도 "같은 형편의 피해자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으며 이들은 촛불가 같아서 날이 갈 수록 녹아들고 있다"고 개탄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용윤 특파원 yykim@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