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의회의 승인을 받은 미국 정부의 방위예산안 가운데는 미국 정부의 신종 핵무기 개발 추진에 관해 우려를 불러 일으켰던 연구비 항목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뉴욕 타임스가 17일 보도했다. 타임스는 이 예산안이 미국이 보유중인 핵무기의 관리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국가핵안전청에 대해 지하 공장이나 실험실 등을 파괴할 수 있도록 핵무기를 개조하기 위한 연구에 1천500만달러를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 97년 수소 폭탄에 강화 케이스를 덧씌운 `벙커 파괴탄(Bunker Buster)'을 생산했으나 국방부 관리들은 이와 같은 무기는 지하 깊숙한 곳의 요새화된시설을 공격하는 데는 그리 효율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타임스는 설명했다. 이와 같은 지하시설은 북한과 이라크 등이 핵무기와 생물, 화학무기를 생산, 제조하는 데 사용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 예산안에 포함된 연구를 지지하는 측은 미국 행정부가 아직 신종 핵무기의 생산을 제안한 것은 아니며 다만 날이 갈수록 중요해져가는 문제에 대해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는 것일 뿐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반대론자들은 이와 같은 연구가 새로운 무기의 생산으로 이어질 것이며 여기에는 지난 92년 이후 미국이 중단해오고 있는 핵실험의 재개도 수반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야당인 민주당은 이 예산항목의 삭제를 추진해왔으나 행정부가 개조폭탄의 사용방안과 재래식 무기와의 효율성 비교 등에 관한 보고서를 제출하는 조건으로 승인해 합의했다. 에드워드 마키 하원의원(민주)은 "우리가 북한 등 다른 나라에 핵무기 개발의 포기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차세대 핵무기 도입을 준비하는 것은 위선으로 비쳐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에너지부는 이와는 별도로 핵폭탄의 중심부인 플루토늄공(孔) 제조시설의 신규 건설을 추진중이라고 뉴욕 타임스는 밝혔다. 국방부는 22억-41억달러의 사업비가 들어갈 이 시설의 본격 건설 추진 여부를 오는 2004년 4월 결정한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