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은 15일 후진타오(胡錦濤) 국가부주석에게 당 총서기직을 물려준데 이어 내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국가주석직을 이양, 당.정 현직에서 물러날 예정이지만 당분간 막후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장 주석은 특히 권력 기반의 뒷받침이 되는 중앙군사위 주석직을 3번 연임한데다 최고 권력기관인 9인 정치국 상무위원에 우방궈(吳邦國) 부총리 등 측근 5명을진출시켜 이런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과거 덩샤오핑(鄧小平)과 같이 배후 실력자로서 후 총서기와 타협을 통해 과도체제를 이룩하면서 원로정치를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장 주석은 리펑(李鵬) 전인대 상무위원장, 주룽지(朱鎔基) 총리, 리루이환(李瑞環)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 등 3세대 지도자들과 동반 퇴진, 후 총서기통치에 부담을 덜어주었지만 측근들을 권력 전면에 내세웠다. 제 16기 정치국 상무위원에는 우방궈(吳邦國) 부총리,자칭린(賈慶林) 전 베이징(北京)시 서기, 쩡칭훙(曾慶紅) 전 당 조직부장, 황쥐(黃菊) 전 상하이시 서기 등 5명의 장 주석 측근이 진출했다. 이들은 후 총서기의 독주를 견제하며 정국 혼미 등비상사태 발생시 장 주석의 즉각적인 개입의 발판을 만들어 줄 수 있다. 6명이 교체된 정치국 위원에도 류치(劉淇) 베이징시 서기, 천량위(陳良宇)상하이시 서기, 차이송웨(柴松岳) 전 저장(浙江)성 서기등 장 주석 심복 3명이 새로 진입했다. 21명의 정치국원중 절반가량이 장주석의 사람들로 채워진 셈이다. 중앙위 정위원에도 장 주석과 측근과 상하이방 출신이 거의 30명이나 포진, 후총서기의 세력기반인 공산주의 청년단 출신 인사 20명을 수적으로 압도하고 있다. 장 주석은 중앙군사위 주석직을 연임하는데 성공했고, 군부에는 그의 지지세력들이 대거 포진해 든든한 배경을 갖는 셈이다. 16기 중앙위원중에는 해방군 관련 인사가 44명이 진출했는데, 이들은 대부분이장 주석에게 출세를 신세졌기 때문에 장주석에 대한 군의 지지는 여전히 강력하다고할 수 있다. 한편 장주석은 일선에서 은퇴한 후 영향력있는 일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국가안전보장회의' 신설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됐다. 일본의 산케이(産經)신문에 따르면, 장 주석은 동반 퇴진한 리펑,주룽지, 리루이환, 리란칭 등을 모두 신설기구에 참여시켜 일종의 원로정치를 할 계획이다. 장주석은 후 부주석이 외교에 취약한 점을 이용해 대미관계, 중동문제, 북한과이라크문제 등에 적극 나서며 대만문제도 직접 챙길 복안이라는 것이다. 장주석이 미국 방문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을 마치고 귀국한 지난 10월 30일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는 `신세계(新世界), 신형세(新形勢), 신행동(新行動)'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장주석의 외교적 성과를 극찬했고,관영매체들은 장 주석의 이번 방미 기간에 그에게 국제정치가의 위상을 부여하느라고 앞을 다투었다. 결국 장 주석은 최소한 앞으로 5년간은 막후에서 최고 실권자로 남아 있으면서당과 정부에서 혼란이 생길 경우, 이를 수습하기 위해 세력을 행사할 수 있는 측근을 심어 두고 원로정치를 하겠다는 복안으로 해석될 수 있다. "장주석은 16대 개막연설은 고별연설이 아니었으며 정권교체를 나타내는 것도아니었다"는 홍콩에 본부를 두고있는 프랑스 현대중국 연구소의 장 피에르 카베스탕의 분석은 장 주석의 향후 거취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서울=연합뉴스) 조성대 기자 sd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