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주민 3천만명이 향후 수개월내에 기아에 직면하게 될 전망이라고 BBC 인터넷판이 14일 보도했다. 이 방송은 유엔 기구와 아프리카 각국 정부, 그리고 자선단체의 추정치를 인용,지부티, 에리트레아, 에티오피아, 소말리아 등 아프리카 동북부 지역에서 1천500만명, 남아프리카에서 1천400만명, 그리고 서아프리카 사헬지역에서 수십만명이 기아위험에 처해있다고 전했다. 오랜 가뭄으로 작물 수확은 물론 식수마저 부족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대규모 기아 위험에 직면한 것이다. 그러나 아프리카가 기아와 광범위한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이유는 가뭄탓만은 아니다. 식량 자급 능력을 갖추지 못한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들은 수입에 의존하느라 소득의 대부분을 이에 지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함께 무력충돌, 부패, 식량공급 관리체계의 오류, 환경 변화, 그리고 아프리카의 농업기반과 구호기관들의 경제지원 노력을 저해하는 무역 일변도의 정책 등도 기아를 초래한 요인으로 꼽힌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지역 인구의 40∼50%가 굶주리고 있으며 30년 전보다 영양상태가 악화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식량 안보의 결여와 극심한 빈곤으로 인해 아프리카는 세계에서 영양부족 인구가 가장 많은 대륙이라는 멍에를 쓰게 된 것이다. 유엔 통계에 따르면 과거 30년동안 선진국의 영양부족 인구는 37%에서 18% 수준으로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시아와 남아시아도 농업 생산의 증가와 경제 성장에 힘입어 영양부족 인구를 40%에서 13% 수준으로 대폭 낮췄다. 그러나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는 지난 1969년 34%를 차지했던 영양부족 인구 비율을 낮추는데 실패했다. (서울=연합뉴스) 권정상기자 ju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