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마 빈 라덴의 육성이라고 주장하는 녹음테이프를 방송했던 카타르의 TV방송국 알 자지라의 한 기자는 13일 자신은 파키스탄에서알 카에다 지도자의 대리인으로부터 문제의 녹음테이프를 받았다고 밝혔다. 알 자지라 방송의 아마드 무아파크 자이단 기자는 빈 라덴의 밀사가 12일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 그날 밤 늦게 이슬라마바드에서 만날 것을 제의했다고 말했으나어디서 만났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자이단은 테이프를 건네준 남자는 얼굴을 반쯤 가리고 있었으나 자신은 그가 2개월쯤 전에도 갑자기 나타나 빈 라덴이 제작했다는 다른 테이프를 넘겨준 사람과동일 인물인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이단은 이 남자의 신원을 밝히는데 도움이 될 더 이상의 구체적 내용은 밝히기를 거부했다. 자이단은 이 남자는 "카세트테이프를 건네준 후 30초만에 사라졌다"면서 그는테이프에 대한 어떤 질문에도 대답하지 않은 채 "빈 라덴이 보낸 것"이라고만 말했다고 전했다. 자이단은 테이프를 들어보기 위해 서둘러 자동차로 돌아왔으며 이 남자가 어디로 가는지 주목하지 않았다. 자이단은 "내가 알기로는 내가 테이프를 입수한 유일한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알 자지라 방송은 13일 자이단이 문제의 테이프를 제공했다고 확인했다. 알 자지라 방송이 12일 아랍세계에 방송한 문제의 테이프는 모스크바와 발리에서 10월에 발생한 테러공격을 찬양하면서 미국의 동맹국들에게 이라크 공격계획에서손을 떼라고 경고했다. 알 자지라의 편집책임자인 이브라힘 힐랄은 카타르와 미국 관리들이 테이프에관한 더 자세한 정보를 방송국에 요청하지 않았다면서 그런 요청이 오더라도 방송국은 추가로 제공할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녹음 분석에 밝은 미국 관리들은 빈 라덴의 육성 테이프가 맞는 것 같다고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리는 "빈 라덴의 목소리인 것 같다"고 말했으나 "확신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슬라마바드 AP=연합뉴스) lh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