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사담 후세인 대통령이 13일 유엔 안보리 결의를 전격 수용함에 따라 일촉즉발의 전운이 감돌던 미국-이라크전 위기가 일단 소강국면에 접어들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콜린 파월 국무장관,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내각회의를 주재하고 이라크의 조건없는 유엔 결의 수용에 따른 향후 대응책을 집중 논의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이라크가 다시 미국과 세계를 기만하고 전면 무장해제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미국의 인내는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한 뒤"미국은 이라크에 대해 `제로 인내 정책'을 견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유엔 무기사찰단의 이라크내 대량살상무기 전면 검증사찰을 지켜보겠다면서 생화학무기를 비롯한 대량살상무기의 전면 무장해제는 "사담 후세인의선택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시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과 회동하고 이라크의 유엔결의 수용에 대해 "유엔 안보리는 세계평화를 위해 사담 후세인의 무장해제를 기대한다는 대단히 강력한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며 "유엔은 그 같은 책무를한걸음 진척시켰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아난 사무총장에게서 이라크의 결의 수용 의사를 전달받은 뒤 사담 후세인 대통령에 대한 강경 비난을 자제하고 미국 국민은 이슬람 국민과 이슬람교를 존중한다고 아랍권에 대한 유화적 자세를 보였다. 아난 사무총장은 이 자리에서 ""오늘 유엔 결의에 협조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이라크 정부의 서한을 받았다"며 유엔 무기사찰단이 조만간 이라크로 복귀해 결의 내용 이행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백악관은 "우리는 이라크 정권이 유엔 결의를 수용해 무기사찰단에협력할 것이라는 보도를 이전에도 들은 바 있다"며 이제는 이라크 정부가 행동을 보여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유엔 무기사찰단이 안보리 결의에 의거해 18일 이라크에 도착한 뒤 대량살상무기 무장해제를 위한 사찰검증에 착수함에 따라 미국은 당분간 이라크를 겨냥한 미국의 군사동원 및 공격준비만 갖춘 채 사태추이를 예의주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미국과 이라크간 전면 무력충돌은 앞으로 전개될 유엔 사찰단의 이라크내 활동 및 이라크의 결의안 이행 및 협조, 그리고 이라크의 무장해제 선언시한인12월 8일 이라크의 입장 발표 여부에 따라 새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한편 이라크는 이날 모하메드 알-두리 유엔 주재 대사를 통해 유엔 결의 수용서한을 아난 사무총장에게 전달한 뒤 국영 TV를 통해 무장해제를 거부할 경우 군사공격을 경고한 유엔 안보리 결의 1441호를 수용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성수 특파원 s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