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수용여부 결정이 임박한 가운데 이라크 관영 언론은 유엔 결의 수용거부를 권고한 전날의 의회결정 내용을 13일까지 전하지 않은 채 의회가 사담 후세인 대통령에게 전권을 위임했다고만 보도했다. 이라크 국영 TV와 라디오는 의회가 후세인 대통령에게 유엔 결의에 대해 "그가 적절하다고 여기는 것을 하도록" 무제한의 권한을 줬다고 전했다. 이라크 언론은 또 유엔 결의에 대해서는 후세인 대통령이 의장으로 있는 혁명지휘위원회(RCC)의 최종결정을 남겨둔 상황에서 미국에 공격 기회를 주지 않기 위해 후세인 대통령이 유엔 결의를 받아들일 것임을 시사하는 보도를 계속했다. 이와 관련, 미국과 러시아 등 세계 각국은 이라크에 유엔 결의를 수용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은 12일 콜린 파월 미국무장관과 회담을 가진 후 "이라크로부터 15일까지 서한을 받기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그러면 그때 우리는 거기로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유리 페도토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이라크가 유엔 결의를 수용해야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에서 대(對) 이라크 경제제재 해제를 보다 강력히 요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인테르팍스통신이 보도했다. 페도포트 차관은 미국이 유엔 승인없이 이라크를 공격할 경우 이는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며 "미국이 국제법을 어기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시리아 언론들도 이날 이라크가 유엔 결의를 수용해 전쟁을 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총리가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하더라도 군대를 파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한 데 대해 독일 국민의 80%가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여론조사결과 나타났다. 이라크는 이달 15일까지 유엔 결의를 수용할 것인지 아니면 "식감한 결과"를 맞이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바그다드.모스크바 AFP.dpa=연합뉴스) bond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