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국기와 국호를 바꿀 수 있다는 천스멍(陳師孟) 총통부비서장의 폭탄선언으로 여.야가 대립한 가운데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이 12일 "국기와 국가 모두 중화민국(대만)을 대표한다"고 강조, 불끄기에 나섰다. 천 총통은 이날 '2002 대만전자상거래 서미트'에서 행한 연설에서 총통이 대외적으로 중화민국을 대표하듯이 국기나 국호도 모두 대표성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고 대만 일간 중국시보가 13일 보도했다. 그러나 천 총통의 '불끄기 발언'으로 여.야 대치 구도가 심화되지는 않겠지만천 총통 등 민진당 정권 관계자들의 잇단 독립 성향 발언과 정책 추진으로 독립에반대하는 국민, 친민(親民)당 등 야당들과의 내연 상태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천 총통의 이날 발언 내용을 살펴봐도 야당들이 제기해 온 '독립추진 의혹'을깨끗이 씻어주지 못 한 것으로 보인다. 천 총통은 "국기와 국가가 중화민국을 대표하지만 국기와 국호, 국가가 서로 같은 것인지 여부를 놓고 논쟁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여.야간 분쟁은 국가 경쟁력을 분산, 저하시키는 만큼 불필요하다"는 말은 천 비서장의 폭탄선언에 대한 명쾌한 해명보다는 국론 분열 방지를 위한 해명성발언으로 비쳐지고 있다. 여우시쿤(游錫坤) 행정원장도 12일 입법원 답변에서 "국기는 국가의 상징으로 국가를 대표한다"고 말했으나 "민진당은 '현재' 국기나 국호 개칭안을 마련한 바 없으며 행정원도 이런 생각이나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강조, 여운을 남겼다. 천 비서장은 지난 11일 입법원 연설 중 "중화민국과 (국기인) 청천백일만지홍(靑天白日滿地紅)기를 동일시해서는 안되며 국호와 국기의 이름도 바뀔 수 있다"고폭탄 선언한 뒤 이어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이같은 입장을 고수했으며 민진당과 국민당 등 여야 의원들은 상대당을 격렬히 비난하며 찬반 논쟁을 벌였다. (서울=연합뉴스) 홍덕화 기자 duckhw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