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 후세인 이라크 정부가 자국의 무장해제를 요구하는 유엔결의안에 대한 수락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마감시한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국제원자력기구(IAEA) 소속 전문가들은 12일 이라크 현지에서 사용할 조작 불가능 특수카메라와 다른 추적장비의 선적준비작업에 착수했다. 그러나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비밀리에 준비해왔다는 새로운 증거를 포착하기 위해 유엔무기사찰단에 광범위한 권한을 부여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유엔결의안에 대해 이라크 의회가 거부 의사를 밝힌 직후여서 그런지 IAEA 전문가들은 최종마감시한까지 본격적인 선적작업을 기다린다는 방침이다. 미국 관리들은 유엔무기사찰단에 아랍인도 포함되어야 한다는 후세인 장남 우다이의 발언을 언급하면서 미 정부는 오는 15일까지로 된 최종마감시한에 대해서는 협상의 여지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이라크 핵시설에 대한 사찰작업을 책임질 IAEA의 쟈크 보트는 "IAEA에는여러 국적을 가진 아랍어 사용자들이 있으며, 이들은 성공적인 사찰을 위해 이라크당국과 원활한 의사소통을 하는데 필수적"이라며 사찰단에 아랍인도 당연히 포함될것임을 시사했다. 생화학시설에 대한 사찰작업을 총지휘할 한스 블릭스 사찰단장도 유엔이 6명의요르단인과 1명의 모로코인을 포함한 모두 49개국에서 온 사찰단원들을 훈련시키고있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유엔 관계자 역시 사찰단 요원 선발에 아랍권 출신지원자들이 몰리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핵시설에 대한 사찰작업을 실시할 IAEA 전문가들은 12일 빈에 위치한 IAEA본부 지하실에서 최신예 감시장비들을 공개했다. 공개된 장비 가운데엔 IAEA 요원이 아니고는 해체가 힘들고, 외부로부터의 전력공급이 중단돼도 며칠 동안 가동될 수 있는 토스터 모양의 디지털 카메라가 포함되어 있다. IAEA 소속 한 전문가는 암호화된 위성영상을 IAEA에 직접 전송, 분석할 수 있도록 이런 디지털 감시장비 수십대를 이라크의 외곽지대에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장비로는 원자로가 생산한 방사능연료가 핵무기 제조에 전용되지 않았음을 보증하기 위해 방사능연료의 양을 측정하는 최첨단연료측정기와 원자료에서 사용된 전력량을 기록하는 것들도 있다. 보트 단장은 지난 91년 유엔무기사찰단이 이라크에 처음 입국한 이후 지금까지이뤄진 측정기술의 진보 덕택에 이라크 측이 비밀리에 추진해온 핵무기 개발계획을속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사찰단도 중요하지 않는 작업을 수행하는데 더이상 시간을 허비할 필요가 없게 됐다고 강조했다. 한편 생화학무기와 이를 적재할 수 있는 장거리미사일을 색출하기 위한 장비를운용할 생화학사찰단의 합동선발팀이 오는 18일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유엔 관계자들이 전했다. 합동선발팀은 이라크가 유엔결의안을 수용할 경우 사찰단 본진과 함께 다음달 23일까지 사찰작업을 개시해야 한다. (빈 AP=연합뉴스) shkim@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