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은 12일 이라크 의회가 이라크 무장해제를 요구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거부한 것은 "정치적 연극"에 불과하며 미국은 이라크의 공식적인 응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숀 맥코맥 백악관 국가안보담당 대변인은 "우리는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유엔과 협력해서 무장해제에 응하는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맥코맥 대변인은 "이라크 의회는 실제 결정권이 없으며 독재국가인 이라크에서 후세인만이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이라크 의회가 유엔 결의안을 거부한 것은 이라크 무장해제를 촉구하는 국제사회의 요구를 변화시킬 수 없다고 말했다. 블레어 총리는 "이라크 무장해제를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는 분명하다"고 말하고 "후세인 대통령은 이에 불응할 경우 무슨일이 벌어질지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라크 의회는 이날 무장 해제요구 불응시 군사 공격을 경고한 유엔안보리 결의1441호의 수용을 만장일치로 거부했다. 의회는 그러나 유엔결의 수용 여부에 관한 최종 결정권을 후세인 대통령에 게위임했다. 이에 따라 후세인 대통령은 유엔결의를 전면 수용할 것인지, 군사 대결을 결정할 것인지 운명적 선택의 갈림길에 놓이게 됐다. 유엔 안보리가 지난 8일 이라크의 전면적인 무장해제를 요구하는 결의 안을 채택함에 이라크는 결의안 통과 후 7일 내(15일까지)에 수락 여부를 밝히고 30일 내에 생화학무기,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 개발 실태를 유엔사찰단에 보고 해야 한다. 이 결의안은 이라크가 무기사찰에 협력하지 않을 경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는 데 미국은 이를 토대로 추후 유엔 논의 없이도 이라크에 대한 군사행동에 돌입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워싱턴.런던 AFP=연합뉴스) songb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