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월드컵은 한국과 일본의 공동개최였으나 한국의 조직력과 역동적인 이미지가 더 부각됐으며, 한국인들의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기여한 대회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아르헨티나의 사립 엘살바도르대학의 릴리아나 가르시아 다리스 교수는 아르헨외교협회(CARI)와 주아르헨 한국대사관이 양국수교 40주년을 기념해 개최한 학술세미나에서 `한국의 월드컵 개최 성과와 한국인의 정체성 확립'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이같이 평가했다. 가르시아 교수는 "한국이 월드컵 개최를 통해 중국 및 일본과의 문화적 차별성과 함께 IT(정보통신)산업 강국의 면모를 보여주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88올림픽과 2002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른 한국인은 다시 한 번 세계를 놀라게 하기 위해 2010 여수박람회 유치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팔레르모대학의 카를로스 모네타 교수는 `한국의 금융위기와 경제회복'이라는 주제로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후유증과 관주도의 경제성장 정책, 재벌기업들의 문어발식 확장정책 등의 부작용으로 지난 97년 건국이래 최대의 금융위기에 직면했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한국은 국제통화기금(IMF)의 엄격한 자금지원요건을 충족하면서 국민, 기업, 정부가 합심해 경제위기를 조기에 극복하고 연간 8%대의 경제성장세를 회복했다"고 강조했다. 모네타 교수는 또 "한국의 IMF위기 극복은 특히 사회 문화적 측면에서 '금모으기 운동'으로 대변되는 국민의 단결심과 기업의 자정노력으로 가능했다"며 "한국의 위기극복은 석유와 가스, 곡물, 광물 등 풍부한 자연자원을 갖고 있으면서도 금융및 경제 위기를 겪는 아르헨티나에 좋은 교훈이 되고 있다"고 추켜세웠다. 이어 국립 로사리오대학의 에두아르도 오비에도 교수는 `21세기 한국과 중국의 관계 전망'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한반도 문제에 관한 한 중국은 미국과의 `힘의 균형'을 원하지만 북한의 경제개방을 통한 한반도 정세의 급격한 변화를 원치 않고 있다"고 전제하고 "따라서 중국은 북한의 경제개혁을 위한 경제개방 경험을 전수하는데 적극적이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오비에도 교수는 또 "한중 양국관계가 앞으로도 확대될 것이 분명하지만 한국의 한반도 통일노력은 중국의 외교정책에 대한 도전으로 여겨질 수 있는 만큼 한반도 통일과정에서 중국의 역할은 중요한 변수로 남게 된다"고 전망했다. 한편 아르헨티나외교협회 대강당에서 열린 이번 학술 세미나에는 아르헨티나 정관계와 학계 인사, 각국 대사 등 70여명이 참석했다고 박완수 한국대사관 홍보참사관이 밝혔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성기준 특파원 bigpen@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