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부에서 10일부터 강력한 토네이도(회오리 돌풍) 50여개가 6개주를 휩쓸어 최소한 36명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부상했다고 CNN 방송을 비롯한 미국 언론이 11일 전했다.


피해지역 수천가구가 단전 사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긴급 구조대원들과 주민들은 이날 부서진 건물과 주택 잔해들을 헤치며 생존자 구조작업을 벌였다.


테네시주에서는 17명이 숨져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당했으며 앨라배마주에서 12명, 오하이오주에서 5명, 펜실베이니아와 미시시피주에서 각 1명씩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기상대(NWS)는 미국 동부에 50개 이상의 토네이도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미국 동남부에서 늦가을에 토네이도가 발생하기는 매우 드문 일이다.


토네이도 자료의 온라인 백과인 `토네이도 프로젝트'에 따르면 지난 1950년 구체적인 기록보존 작업이 시작된 이래 이번에 피해가 발생한 테네시주 3개 카운티에 11월중 토네이도가 발생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동부 테네시 모시 그로브 마을에는 토네이도가 1마일(1.6㎞) 넓이에 1마일 길이로 훑고 지나간 자국이 뚜렷했다. 모시 그로브의 어느 교회는 10일 밤 예배 도중 토네이도의 습격을 받아 교회 건물이 크게 파손됐으나 다친 사람은 없었다.


이 마을 주민 브렌다 스탠스베리 씨는 토네이도가 닥치기 1분전에 지하실로 대피했다가 폭풍이 지나간 뒤 밖으로 나와 부서진 집을 보고 놀랐다면서 "그것은 마치 전쟁지역 같거나 더 비참했다"고 말했다.


테네시주에서는 수백채의 주택이 파손되거나 파괴됐고 나무들이 뿌리 채 뽑히는 한편 송전탑이 쓰러졌다. 부상자는 80여명에 달했다. 앨라배마주 워커 카운티에서는 최소한 9명이 토네이도 때문에 숨졌고 오하이오주의 밴 워트 카운티에서도 2명이 숨지고 19명이 부상했다.


특히 오하이오주 퍼트냄 카운티와 세네카 카운티, 밴 워트 카운티 등지에서는 이동식 주택이 뒤집히고 많은 가옥들이 파괴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무너진 집 안에 갇혀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봅 태프트 오하이오 주지사는 도로가 폐쇄되고 골프공크기의 우박이 쏟아져 막 대한 피해가 발생한 밴 워트 및 오타와 카운티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한편 테네시주의 섬너와 몽고메리, 캐롤 카운티에서도 이동식 주택들이 뒤집힌 채 날아가다 들판에 내려꽂히면서 사망자가 발생해 주내 95개 카운티 모두에 10일밤 토네이도 경보가 내려졌다. 기상대는 강풍과 더불어 테네시주 중부 일대에 폭우가 쏟아졌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지난 1999년에도 대형 토네이도로 추정되는 폭풍으로 클락스빌과 잭슨빌 등지에서 사망 10명, 부상 110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2천100채의 건물이 붕괴한 바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대영 특파원 k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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