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문제에 관해 8주째 계속돼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논의가 마침내 결론을 눈앞에 두게 됐다. 미국은 3번째이자 마지막이 될 대(對) 이라크 결의안 수정안을 6일 안보리 전체회의에 제출했으며 8일 이 안을 표결에 올린다. 앞서 미국의 결의안 통과에 가장 큰 걸림돌 역할을 해온 프랑스는 미국의 양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미국 관리들이 밝혔다. 그러나 프랑스, 러시아는 미국의 최종 수정안의 일부 조항에 여전히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어 미국의 희망대로 안보리가 결의안을 채택할 지 여부는 불확실하다. 존 네그로폰테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미국의 최종 수정안에 대한 안보리 비공개회의가 끝난 후 한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금요일(8일) 결의안을 표결에 올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네그로폰테 대사는 이 결의안이 "이라크가 대량파괴무기 파기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기만 한다면 평화적으로 이라크의 무장해제를 달성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네그로폰테 대사는 6일에 이어 7일에도 안보리 전체회의에서 이 결의안에 대해 논의한다고 덧붙였다. 새 결의안은 이라크에 대해 유엔 무기사찰단에 협조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부여하고 앞으로 유엔 결의를 준수할 경우 91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이후 시행된 대이라크 경제제재도 해제될 수 있다는 조항을 새로 포함했다. 또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 안보리 이사국의 요구를 받아들여 이라크가 주권국가임을 재확인하는 조항도 도입했다. 그러나 이라크가 그 동안 유엔 결의에 대해 "중대한 위반(material breach)"을 자행했다는 지적과 앞으로 유엔 무기사찰에 협조하지 않거나 무장해제를 거부할 경우 "심각한 결과 (serious consequences)"에 직면한다는 경고 등 지금까지 미국이 주장해온 핵심 문구들은 전후의 표현이 다소 완화됐을 뿐 삭제되지 않았다. 또 유엔 사찰단이 이라크의 대통령궁들을 비롯해 "언제, 어느곳이든" 제한없이 사찰할 수 있도록 하고 필요한 경우 이라크 관계자들을 해외에서 신문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사찰단의 활동여건을 대폭 강화한 내용도 유지됐다. 이밖에 프랑스가 주장했고 러시아와 중국이 동조한 것과 같이 이라크가 유엔 결의를 다시 위반했을 경우 다시 한번 유엔 결의를 거쳐 대응방안을 결정토록 하자는 제안에 대해 미국의 최종안은 사찰단의 보고에 따라 유엔 안보리가 재소집돼 논의는 하되 또 한 번의 결의안에 대해서는 명시하지 않았다. 앞서 도미니크 드빌팽 프랑스 외무장관은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과 한 전화회담에서 미국의 최종안을 제시해 동의를 얻어낸 것으로 생각해 이번 주말 안보리표결을 결정했다고 미국 언론이 행정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러나 드빌팽 장관은 미국이 프랑스의 "2단계 해법"을 수용하고 "자동적인 무력사용"에 대한 문구를 삭제했으며 "강경하면서도 현실적인 사찰방안"을 제시했다고 평가했으나 명시적으로 지지의사를 밝히지는 않았다. 유리 페도토프 러시아 외무차관도 러시아의 이타르타스 통신과 한 회견에서 미국에 군사행동 권한을 부여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어떠한 문구에도 반대한다고 말했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도 대변인을 통해 미국의 최종 결의안에서 자동적인 무력사용에 관한 "모호성"이 제거돼야 한다고 지적했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한 전화 회담에서도 이에 관해 두 정상이 동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관리들은 프랑스와 러시아가 최소한 거부권은 행사하지 않는 가운데 미국이 비상임이사국들 중 다수의 지지를 얻어 결의안을 통과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유엔 안보리 결의안이 통과되려면 15개 이사국 가운데 9개국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며 특히 5개 상임이사국 중 단 한 나라라도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야 한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15대 0의 만장일치 결정이 내려지기를 희망한다"면서안보리의 단합을 촉구했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