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전쟁 이후 처음으로 공화당이 백악관을 장악한 상태에서 상.하원 의석까지 늘린 선거로 기록된 미국의 중간선거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정치적 도박이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6일 지적했다. 타임스는 부시 대통령이 동맹 세력들에 국토안보법과 같은 자신의 국정 과제를 힘있게 추진할 수 있도록 도움을 호소하고 기록적인 선거자금을 모금함으로써 이번선거를 자기 개인의 선거로 만드는데 전력을 다했다고 풀이했다. 이번 선거에 정치적 승부수를 띄운 부시 대통령만큼은 아니더라도 역시 광범위하게 민주당 선거지원 운동에 나섰던 빌 클린턴 전(前) 대통령과 앨 고어 전 부통령은 부시 대통령에 비해 훨씬 더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얻고 말았다고 타임스는 평가했다. 부시 대통령은 2년전 대통령 선거전 당시만 해도 다른 후보들에 결정적인 힘이 돼줄 만한 정치력은 보여주지 못했으나 지난 수개월간의 선거지원을 통해 이와같은힘을 상당히 발전시켜 온 것이 명백하다고 타임스는 밝혔다. 이 신문은 이와 같은 `부시의 힘'이 명백하게 드러난 곳은 남부 지역이라고 지적하면서 이 중 조지아주 상원의원 선거전에서는 공화당의 색스비 챔블리스 후보가베트남전에서 두다리와 한쪽 팔을 잃은 전쟁영웅 출신의 맥스 클릴랜드 현역의원을 물리치는데 부시 대통령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부시 대통령은 국토안보법안에 반대해 자신에게 반기를 든 클릴랜드 의원을 낙선시키기 위해 이곳에 지원 역량을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부시 대통령이 가장 역점을 기울인 곳은 플로리다주와 텍사스주의 주지사 선거와 사우스 다코타주의 상원 의원 선거라고 할 수 있다. 플로리다주는 부시 대통령의 친동생인 젭 부시 현 주지사가 공화당 후보로 재선에 도전한 곳일 뿐만 아니라 지난 대선 때 관건이 됐던 곳으로 다음 대통령 선거전을 계산하더라도 부시 대통령으로서는 결코 양보할 수 없는 곳이었다. 따라서 민주당 역시 총력을 기울였던 이번 선거 최대의 격전장이었다. 부시 대통령은 플로리다주지사 선거전을 위해서만 무려 1천300만달러의 선거자금을 모아줌으로써 동생의 승리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 또 부시 대통령의 출신지 텍사스에서도 그의 후광에 힘입어 부시 대통령이 주지사였을 당시 부지사로 함께 일했던 공화당의 릭 페리 후보가 승리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유력한 차기 대선 후보 가운데 한명인 톰 대슐 상원 지도자와부시 대통령의 대리전으로 평가됐던 사우스 다코타에서는 선거결과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공화당 후보의 승리가 의문시되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부시 대통령의 정치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것 이외에는 대 이라크전과 국토안보, 경제침체 등 중요한 현안들이 걸려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선거는전반적으로 열기가 없었던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