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민은 9.11 테러 참사와 뒤이은 테러전 승리, 비상시국 운영,이라크를 겨냥한 테러전 확전 다짐 등 비상시 정책을 수행하는 부시 대통령에게 다시 한번 힘을 실어준 셈이다. 유권자들은 이번 선거의 최대 이슈로 쟁점화한 부시 행정부의 경제실정 등 경제현안에 대한 불만을 직접 표출해 부시 정권을 심판하지 않고 대신 이를 잠정 유보한것으로 평가된다. 미국 국민은 정권에 대한 심판을 오는 2004년 대선으로 다시 넘겼다고 할 수 있다. CNN 방송을 비롯한 주요 방송들이 철야로 중계한 중간선거 잠정 집계에 따르면하원은 시종일관 공화당이 앞서가 6일 새벽부터 당초 의석 223석을 넘어서기 시작해사실상 완승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상원은 초반 개표결과 1-2석차로 공화, 민주 양당이 앞서거니 뒤서는 등 접전을벌이다가 중반 이후 공화당이 계속 앞서 당초 의석 49석보다 많은 50석을 이미 확보한 것으로 집계됐다. 5일 실시된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하원 435명 전원, 그리고 상원은 전체의석 100명의 3분의 1인 34석, 그리고 주지사는 전국 50개주 가운데 36명이 새로이 선출됐다.중간선거전 하원 의석분포는 공화 223명, 민주 208명, 무소속 1명, 공석 3명으로 공화당이 다수당을 장악하고 있었다. 상원의 경우, 부시 대통령은 집권 초기 50 대 50의 이른바 황금분할구도속에서상원의장인 딕 체니 부통령의 캐스팅 보트로 다수당 위치를 유지했다. 그러나 부시대통령은 집권 4개월여만인 지난해 5월 공화당의 제임스 제퍼즈 의원이 부시 대통령에 반기를 들고 탈당해 무소속으로 잔류하는 바람에 여소야대 정국이 돌출해 정국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부시 대통령은 중간선거 도중 돌연한 비행기 추락사고로 민주당의 폴 웰스턴 상원의원이 사망해 다시 49 대 49로 상원내 균형을 회복하는 바람에 상원 판세 뒤집기에 혼신을 힘을 쏟았다. 상원 중간선거는 개선 대상 34명 가운데 공화당이 20명을차지해 수성에 어려움을 겪었던 게 사실이었다. 민주당은 상원에서 명실상부한 다수당을 장악해 부시 대통령에게 일격을 가하고2004년 대선고지를 선점키 위해 당력을 집중했다. 앨 고어 전 민주당 대통령후보를비롯해 빌 클린턴 전대통령, 상원지도자 토머스 대슐 의원, 하원 지도자 리처드 게파트 의원 등 민주당 지도부는 사우스 다코다, 뉴 햄프셔, 아칸소, 미네소타, 미주리, 콜로라도, 텍사스 주 등 접전지역을 순회하며 공화당 후보를 집중 공략했다. 결과는 부시 대통령의 상원 다수당 재장악으로 끝이 났다. 부시 대통령은 이번선거 결과에 "만족한다"고 논평했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의 역사를 새롭게 쓴 날"이라고 국민의 선택을 평가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의 앞날에는 이라크전 향배를 비롯해 향후 정국 변수 및 경기침체 등 경제현안 등 난제가 산적해 있다. 더구나 미국은 전통적으로 다수횡포와권력집중을 혐오한다는 점에서 언제 미국 국민의 표심이 표변할 지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