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인 4일 뉴욕증시 개장과 동시에 10월 해고동향이 발표됐다. 지난 한달간 해고자수는 1월 이래 가장 많은 17만6천명. 주말을 빼면 하루에 7천6백명씩 직장에서 쫓겨난 셈이다. 하지만 이날 주가는 큰 폭 오르며 4주 연속상승 시동을 걸었다. 지난 금요일에도 제조업활동지수는 떨어지고,실업률은 높아졌다는 발표가 있었지만 주가는 올랐다. 이같은 '악재'에도 주가가 오르는 것은 '금리인하' 기대감에서다. 6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를 0.25∼0.5%포인트 인하할 것이란 예상이 시장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월가에선 금리인하를 기정사실로 몰고가는 분위기다. '이번에 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다우지수가 수백포인트 폭락하는 등 모처럼의 상승세를 보인 주가가 다시 원위치할 것'(피터 카디요 글로벌증권 애널리스트)이란 '협박성' 분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FOMC가 다가오면서 금리인하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증권사들은 '금리인하를 원하지만(want) 실제 필요(need)하지는 않다'는 논리가 그것이다. FRB와 채권거래를 하는 월가의 22개 증권사 중 이번에 금리인하가 없을 것이라며 '소수의견'을 내놓은 2곳 중 하나인 베어스턴스의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현재의 경기침체가 그리 걱정할만한 수준은 아니고 그 원인도 고금리로 볼 수 없다'며 '41년 만의 최저금리를 더 낮추면 부작용이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웰스파고은행의 손성원 수석이코노미스트겸 부행장도 "은행들이 여유자금 예치를 거절할 정도로 시중자금은 풍부"하다며 "금리인하를 한다면 단지 심리적 효과에 불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때문에 FRB의 금리인하는 자칫 '미국경제의 심각성을 정책당국까지 인정했다는 신호탄으로 해석되면서 오히려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크다'는 예측까지 흘러 나오고 있다. 증시가 '호재'에도 오르고 '악재'에도 오르는데 싫어할 투자자는 없다. 문제는 자칫 금리인하를 기정사실화하는 증권사들과 경기회복론을 버리지 않는 FRB간 싸움에 애꿎은 투자자들만 터질까 우려된다는 점이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